'바이오가 새 먹거리' 롯데부터 오리온까지 사업진출 나섰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4.26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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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와 협력·인수 진행

'바이오가 새 먹거리' 롯데부터 오리온까지 사업진출 나섰다


롯데, 오리온홀딩스 (14,400원 ▲250 +1.77%), KT (34,500원 ▲400 +1.17%)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자체적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거나 공동개발 계약, 합작법인(JV) 설립하는 등 진출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는 전날 국내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청소년·성인용 결핵백신 기술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중국 내 합자법인을 통해 큐라티스의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 기술을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바이오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오리온홀딩스는 국내 바이오 벤처들과 손을 잡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해 10월 진단키트업체 수젠텍 (5,380원 ▼70 -1.28%)의 결핵진단키트와 지노믹트리 (22,350원 ▼450 -1.97%)의 대장암 진단키트의 중국 허가를 받고,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처음부터 자체적으로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들과 협력해 제품 개발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전략이다.



롯데그룹도 국내 바이오 벤처와 손을 잡고 바이오 산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롯데지주는 바이오벤처 기업 엔지켐생명과학 (1,880원 ▲13 +0.70%)과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녹용에서 추출한 생체 면역조절 물질인 'EC-18'을 활용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재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KT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의료기기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체외진단 기업 미코바이오메드 (1,426원 ▼39 -2.66%)와 MOU를 맺고, 감염병 진단과 바이오헬스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미코바이오메드의 감염병 진단 기술과 KT의 동선추적 기술 등을 합쳐 감염병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만들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0월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해 사명을 현대바이오랜드 (8,910원 ▼110 -1.22%)로 바꾸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파크 (15,550원 ▼50 -0.32%)는 지난해 8월 바이오융합연구소를 분사해 별도 법인인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를 설립하고, 항암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그만큼 바이오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산업 시장규모는 2019년 4502억달러(약 503조원)에서 2024년 6433억달러(7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100 -0.17%) 등 일찍부터 바이오 산업에 뛰어든 대기업들이 성과를 낸 것도 다른 기업들의 바이오 산업 진출을 부추겼다.

바이오 업계에서도 대형 기업들의 진출을 반기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대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에 진출할수록 투자가 활성화되고 산업이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이 진출을 위해 바이오 벤처와 M&A(인수·합병)를 단행하면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오벤처 입장에서는 IPO(기업공개) 외에도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겨 국내 바이오 산업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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