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3조원 프로젝트 순항..'시운전 TF 가동'

머니투데이 장덕진 기자 2021.04.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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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VLSFO 공정 전경.(C) 뉴스1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VLSFO 공정 전경.(C) 뉴스1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 프로젝트인 HPC(중질유석유화학시설) 완공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HPC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두 회사의 합작사 현대케미칼 내부에 시운전을 위한 조직이 갖춰지며 막바지 공정이 탄력을 받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케미칼은 'HPC 시운전 TF(Task Force)'를 가동했다. 설비 운전 기술을 준비하고 설계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조직이다. HPC는 올해 8월 완공 목표다. HPC가 준공되면 시운전을 거친 후 생산량을 점차 늘려나가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HPC는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 들어서는 석유화학 생산 설비다.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이 총 3조원을 투자하는 거대 프로젝트로올해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정제 부산물 투입해 석화제품 생산한다
HPC는 나프타(납사)뿐 아니라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잔사유인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액화프로판가스) 등을 원료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석화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했을 때 수율이 20% 수준으로 주요 석화제품의 원료가 된다. 수요가 많은 탓에 가격도 높게 형성된다.



반면 잔사유인 탈황중질유는 나프타 대비 20%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HPC는 나프타 가격 변동에 따라 투입되는 원료를 나프타, 중질유, LPG로 다양화 할 수 있다. 납사 가격이 오르면 저렴한 잔사유 투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HPC는 정제 부산물 사용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여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HPC는 투입되는 원료를 다변화 해 원료 가격 변동에 대응하며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지난해 원료 가격을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 5000억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HPC는 연간 기준 PE 80만톤과 PP 4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PE는 투명성과 밀도가 높아 식품 포장용 비닐, 전선 피복, 파이프 등의 소재로 쓰인다. PP는 내구성과 내열성이 뛰어난 범용플라스틱으로 자동차, 가전제품의 부품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정유사·석화사의 윈-윈...추가 투자도 진행
HPC는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와 석유화학사인 롯데케미칼 모두에게 의미가 큰 프로젝트다. 원유 정제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현대오일뱅크는 HPC 완공으로 석화제품 생산까지 발을 넓힐 수 있다. 통상 정유사들은 원유를 정제해 만든 나프타를 석유화학사에 판매했다. 하지만 정제 부산물로 HPC를 가동하면 PP와 PE까지 사업 영역이 확장된다.

롯데케미칼도 원가 경쟁력을 갖추며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석유화학 업계에서 원가 경쟁력은 필수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석유 화학 제품은 차별화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산업군"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9일 현대케미칼의 HPC 건설에 힘을 더하기 위해 18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케미칼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3600만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당시 현대중공업지주는 주식 취득 목적을 "현대케미칼의 HPC 건설 자금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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