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은 지금…호가 6억 뛴 배짱 매물 "27일 전에 사세요"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21.04.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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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 구역 시행앞두고 호가 뛴 매물 속속 등장..."27일 임박해 계약 늘 수도"

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이기범 기자 leekb@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7일 이전에 사시면 실거주 안들어가셔도 돼요. 빨리 결정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압구정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압구정동에 이전 시세보다 대폭 호가를 높인 '배짱 매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한달 전 실거래가보다 6억원이나 뛴 매물도 나왔다.



지역 부동산들도 토지거래허가 구역 규제 시행 전 매매 체결에 분주하다.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이면 매매시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2년 동안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매매 및 임대도 금지돼 투자 목적 매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압구정3구역 3.3㎡당 1억 넘는 매물도 나와…주변 단지 시세도 들썩
23일 압구정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등에 따르면 최근 조합이 설립된 압구정 3구역 구현대의 경우 전용면적 84.9㎡(12층) 매물이 36억원 호가에 나왔다. 지난달 말 같은 평형의 4층 물건이 30억원에 실거래된 것에 비해 6억원을 더 부른 가격으로 3.3㎡당 1억원이 훌쩍 넘는다.



압구정 지역 투자를 검토하는 A씨는 "한번 정도 통화하거나 방문한 적 있는 압구정 지역 부동산들로부터 토지거래허가 구역 지정 발표 전날부터 지금까지 여러통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며칠 전 대비로도 호가가 놀랄만큼 뛴 매물들을 내놓으며 27일 이전에 빨리 결정하면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구현대'에 비해 매물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던 미성, 한양아파트도 호가가 훌쩍 뛰었다. 한양아파트 전용 106.7㎡은 32억원에 매물이 나왔는데 이는 지난 2월 실거래된 27억5000만원에 비해4억5000만원 상당 비싸다. 미성아파트 전용 105.7㎡도 33억원에 나왔다. 역시 지난달 실거래가 27억7000만원 대비 5억3000만원 가량 값이 뛰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물 자체는 여전히 많지 않은 상황이다. 드물게 매물로 내놓았던 가구들이 한층 더 호가를 띄우거나, 아니면 "이 가격정도에 팔리면 팔고, 아니면 안판다"는 식의 '배짱 매물'이 일부 나왔다는 설명이다.


압구정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인 이후로도 거래량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오세훈 시장의 재건축 규제완화 움직임을 볼 때 값이 더 뛸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구역 1만세대 가까운 물건들 중 10건 안팎의 매물이 크게 값을 띄워서 나온 것"이라며 "갑자기 평균 3~4억은 뛴 가격대 형성에 매물을 대기중이었던 고객들도 적응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27일 직전까지 고민해 본 뒤 체결되는 건들도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1일 강남구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27일부터 적용되며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투기수요를 철저히 막겠다는 목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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