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서예지 논란 '내일의 기억', 첫날 1위 어떻게 가능했나

뉴스1 제공 2021.04.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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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기억' 포스터 © 뉴스1'내일의 기억' 포스터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지금 논란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배우 서예지가 주연한 영화 '내일의 기억'(감독 서유민)이 개봉 첫날인 지난 21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하루 1만8196명의 관객을 모아 이룬 결과다.(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서예지의 '김정현 조종설'이 한참 뜨거웠기에 그가 주연한 영화는 오히려 그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상황. 주연 배우의 논란이 오히려 흥행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 됐기에 개봉 첫날 '깜짝 흥행'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논란의 서예지, 의도치 않은노이즈 마케팅 됐나



'내일의 기억'은 사고로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수진이 자상한 남편 지훈의 돌봄 속에 살아가던 중 이웃들의 위험한 미래를 보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서예지는 그간 '암전'(2019) '양자물리학'(2019) 등의 영화를 통해 장르 영화 주인공으로 쌓아왔다. 상대역인 김강우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을 가진 '믿고 보는 배우'이기에 어느 수준 이상을 보여줄 것이라는 신뢰가 관객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 게다가 스릴러 장르는 관객들이 선택하기 쉬운, 편안하고 익숙한 장르다. 배우의 논란 대신 흥미로운 로그라인 만을 보고 영화를 택하는 관객들이 있을 수 있다.

항간에는 서예지의 떠들썩한 논란이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질 수 있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서예지의 논란이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작용했다는 것. 서예지는 개봉을 앞두고 불거진 논란 탓에 '내일의 기억'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불참했고, 영화 홍보를 위한 인터뷰나 방송에도 일체 출연하지 않았다. 상대역인 김강우 역시 현재 차기작 촬영 중이라 인터뷰가 불가능했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영화 홍보 일정이 이뤄질 수 없었다. 그런데도 '내일의 기억'은 개봉 직전까지 실시간 예매율 41.1%를 찍으며 예매율 순위 정상을 차지했다. 4월 내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주연 배우 서예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 무료 쿠폰 3만장, 높은 예매율에 영향줬나

'내일의 기억'이 이룬 개봉 첫날의 좋은 성적이 개봉 전부터 배포한 무료 티켓의 영향이라고 보는 축도 있다. 멀티플렉스 3사는 제작사와 협의 하에 티켓을 할인된 가격이나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CGV의 서프라이즈 쿠폰, 스피드 쿠폰, 메가박스의 빵원 티켓, 롯데시네마의 무비 싸다구 등이다. '내일의 기억'은 서프라이즈 쿠폰 이벤트를 통해 1만8000장, 빵원 티켓을 통해 5000장, 무비 싸다구를 통해 7000장의 쿠폰을 배포했다. 이 같은 할인, 무료 쿠폰이 첫날의 개봉 성적에 영향을 줬기 때문에 '내일의 기억'의 흥행 여부는 끝까지 두고봐야 알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P&A 비용도 제한적이고 홍보 마케팅의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효율적인 마케팅 방식 중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마케팅 방식으로 이를 택하든 택하지 않든 선택의 문제다"라고 뉴스1에 밝혔다.


'내일의 기억' 측 관계자 역시 "영화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입소문을 내기 위한 방법으로 택한 방식"이라며 "과거에는 영화에 자신이 있을 경우 대규모 시사회를 열어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입소문을 기대했었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그런 것이 여의치 않다, 대신 이런 이벤트를 통해 관객들이 영화를 제대로 봐주시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 코로나 시국, 흥행의 의미는

영화 '내일의 기억'의 1위는 코로나 시국 흥행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코로나 이후 극장 관객수는 코로나 이전의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이전에는 흥행 영화의 경우 개봉 첫날 수십만 관객을 동원하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3만명을 동원하는 것조차 힘겨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내일의 기억'보다 한 주 정도 앞서 개봉한 공유, 박보검 주연 '서복'은 개봉 첫날 4만5125명을 동원했으며, 지난달 31일 개봉한 설경구, 변요한 주연 '자산어보'는 3만4787명을 동원했다. 외화인 '고질라VS.콩'은 첫날 3만8781명, '미나리'는 4만741명을 동원했다. 이 영화들과 비교하면 '내일의 기억'이 낸 첫날 스코어는 다소 부족한 수준이다. 기대를 모았던 '서복'에 대한 반응이 호불호가 갈리고, 그에 따라 스코어도 예상 수준보다 낮은 것이 '내일의 기억'의 '반짝 1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후의 스코어이다. '내일의 기억' 측이 구가한 전략이 맞아 떨어져 정말 입소문이 난다면 이후 영화가 '롱런'하며 흥행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1월 말 개봉 초기부터 일부 관객들의 기대를 받았던 이 영화는 벌써 3달째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누적관객수는 172만3673명으로 올해 나온 최고의 성적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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