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현대차는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총 100만281대의 신차를 팔았다. 지난해 1분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내수 판매 및 수출 부진 여파로 9년여만에 처음으로 분기판매 100만대를 하회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내수시장 선전이 눈에 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해외(81만4868대)에선 9.5% 늘어났지만 내수(총 18만5413대)에선 16.6% 증가했다. 해외에서도 유럽 등 일부시장의 경우 판매 약세가 나타났지만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회복세가 이를 상쇄하면서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다만 깜짝 실적 분위기가 2분기까지 지속될진 불투명하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쇼크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환율 변동성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 역시 우려 요소다. 반도체 품귀 사태로 인한 감산은 이미 진행 중이다. 현대차·기아는 △대체소자 확보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을 통해 생산 차질 최소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수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신차와 고수익 차종 판매에 집중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차는 투싼과 싼타페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등 환경규제에 대비한 차종들을 , 기아는 RV(레저용 차량) 모델과 중대형 세단 'K8' 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아이오닉 5와 EV6로 전기차 대중화에 사활을 건다는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자동차 반도체 이슈에서 가장 어려운 시점은 5월이 될 것"이라며 "4월까진 이전에 쌓아둔 재고 효과를 봤는데 그런 부분이 바닥이 되는 게 5월"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단단한 수요와 신차효과 등을 통해 5~6월 밀린 수요를 3분기 이후엔 충분히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기 부침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