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50,000원 ▼2,500 -0.99%)가 작심하고 만든 전기차 아이오닉5가 정식 출시됐다. 최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역대급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여러 이슈로 아이오닉5 양산이 늦어지는 동안 테슬라 모델3·모델Y가 먼저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아이오닉5에 대한 평가도 냉온탕을 수시로 오갔다. 넓은 공간·초급속 충전·외부 전원을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은 찬사를 받았지만 주행가능거리는 기대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400㎞초반대가 나왔다. 실제 아이오닉5 주행은 어떨까.
현대차 아이오닉5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의 번호판. "전기차를 타는 게 아니다, 전기차를 '사는' 것이다(You don't drive electric, You live electric)"라는 문구가 적혀있다/사진=이강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현대차가 앞세운 V2L 기술은 획기적이었다. 3.6kW의 전력으로 일반 가정에서 쓰는 전자제품을 그대로 차에 꽂아서 쓰면 된다. 전기장판(70W), 미니 냉장고(65W), 노트북(80W) 등 가전의 소비전력을 고려해보면 매우 큰 용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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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5의 비전루프(썬 루프)를 개방하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의 V2L을 이용해 게임을 하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트렁크에 있었던 간이 테이블도 비치했다. E-GMP 전기차 전용플랫폼 특성상 바닥이 평평해 테이블을 놓기에 수월했다. 날이 더워 17.5도로 오토 에어컨을 틀고 30분간 게임을 했지만 주행가능거리는 8㎞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가장 효율적인 온도인 22도에 놓고 전력을 쓴다면 주행가능거리 감소폭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강준 기자
주행성능은 다른 전기차에 비해 특별한 점을 찾기 어려웠다. 다른 전기차들처럼 조용한 주행은 가능했지만 테슬라 같이 '고속 주행'이 뛰어나진 않았다.
현대차 아이오닉5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 뒷좌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더 큰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등 대내외적 문제 때문에 아이오닉5 양산이 늦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현대차는 이달 아이오닉5 생산량을 목표치의 4분의1로 줄인 바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한정적인데 차량 고객 인도가 늦어져 구입을 취소하는 고객이 나올 수 있다. 콘셉트가 테슬라와 완전히 다르면서도 상품성도 갖췄지만, 대량 생산을 못하는 건 또 다른 얘기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5월 고비를 넘기면 반도체 공급난은 해소될 것으로 본다. 정부도 내달부터 각 지자체별로 전기차 지방보조금 추경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만한 가치가 충분한 전기차지만, 현대차가 보조금 소진 전 차를 받을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확신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필요는 있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