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콘텐츠 추가"…본격 '쩐의 전쟁' 돌입한 '쿠팡플레이'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4.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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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쿠팡플레이, 텐트폴급 드라마 '어느날' 국내 독점 판권 계약

10일(현지시간) 뉴욕 월스트리트 심장부에 휘날리는 태극기.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돼있다. 2021.03.1010일(현지시간) 뉴욕 월스트리트 심장부에 휘날리는 태극기.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돼있다. 2021.03.10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으로 약 4조원에 이르는 실탄을 확보한 쿠팡이 무료배송 등 광폭행보에 나선 가운데 신사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에도 힘을 주고 있다. 다른 OTT에선 볼 수 없던 교육콘텐츠, 스포츠 경기 중계 콘텐츠 등에 이어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사전제작 중인 드라마 '어느날' 콘텐츠 독점 확보에도 나섰다. OTT는 콘텐츠의 양과 질이 곧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쿠팡플레이의 성장세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1일 초록뱀미디어가 사전제작중인 드라마 '어느날'의 국내 독점 판권을 100억원에 계약했다. 영국 BBC의 '크리미날 저스티스'가 원작인 '어느날'은 총 8부작으로 제작비가 회당 25억인 '핵심 대작'(텐트폴·흥행 가능성이 큰 작품) 드라마로, 한류스타 김수현과 차승원이 출연하고 드라마 ‘열혈사제’, ‘귓속말’, ‘펀치’, ‘편의점 샛별이’ 등을 연출한 이명우 PD가 참여한다.



배우 김수현, 이명우 감독,  차승원(왼쪽부터) (사진 = 더 스튜디오 엠 제공)배우 김수현, 이명우 감독, 차승원(왼쪽부터) (사진 = 더 스튜디오 엠 제공)
쿠팡플레이는 2020년 12월 론칭한 뒤 쿠팡의 유명세와 로켓멤버십 회원 수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왔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일사용자수(DAU)는 일평균 약 7만명대다. 하지만 쿠팡의 유명세에 비해선 파급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쿠팡플레이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어서 와우멤버십에 얹힌 '덤'일 뿐, OTT 자체로서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월 기준 OTT업계 1위 넷플릭스의 일사용자수(DAU)는 약 252만명으로 쿠팡플레이와는 큰 격차가 벌어져있다.

하지만 쿠팡이 지난 3월 IPO(기업공개)로 약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면서 신사업인 쿠팡플레이 콘텐츠 강화에도 본격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OTT의 경우 매력적인 콘텐츠의 수가 곧 회원수와 경쟁력에 직결되는 만큼 쿠팡이 지금껏 해왔듯 '자본력'을 앞세워 자체 콘텐츠 개발에 나설 경우엔 업계에서 일정 정도의 파이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실제 쿠팡은 지난 3월 쿠팡플레이는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OTT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교육 콘텐츠를 강화하기로 선언하고, 해커스·대교·YBM·EBSLang, BBC등에 이어 스콜라스틱·아이스크림·비상교육 와이즈캠프·수박씨닷컴·다빈치러닝 등의 교육 콘텐츠를 추가했다.

드라마 '어느 날' 도 이 같은 콘텐츠 강화의 일환이다. 특히 '어느날'은 쿠팡플레이의 첫번째 독점 콘텐츠다. OTT 중에서는 쿠팡에서만 다시보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단 의미다. 쿠팡은 앞으로도 독점 콘텐츠나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자체 콘텐츠를 제공하겠단 입장이다.

한 e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쿠팡이 기존 OTT업계가 하지 않았던 교육 콘텐츠를 공략한 게 주목된다"며 "와우 멤버십 고객들은 로켓배송 특성상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에 장을 보러 갈 시간이 없는 '워킹맘'들이 많은데, 이들이 자식 교육에 관심이 많은 만큼 교육 콘텐츠를 대거 들여와 락인(Lock-in·자물쇠)효과를 구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주 사용층은 전체 사용자의 21.1%를 차지한 30대 여성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또 "쿠팡플레이는 최근 한국 드라마 신작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와우 멤버십 고객들 락인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며 "이날 기준 넷플릭스에서 국내 인기 톱10 콘텐츠는 1개(러브앤몬스터스)를 제외하고 모두 한국 콘텐츠로, 국내 소비자들이 K-콘텐츠를 선호하는 만큼 쿠팡은 앞으로도 K-콘텐츠 위주로 콘텐츠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했다.
"독점 콘텐츠 추가"…본격 '쩐의 전쟁' 돌입한 '쿠팡플레이'
일각에서는 쿠팡의 쿠팡플레이 강화 행보를 쿠팡의 동남아시아 e커머스 공략과 연결 짓기도 한다. 쿠팡은 지난달부터 싱가포르 법인을 경영할 임원진과 직원 등을 채용 중이다. 쿠팡은 싱가포르에 거점을 마련한 뒤 본격적으로 동남아 e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싱가포르 e커머스 시장은 쇼피, 알리바바, 큐텐 등이 장악하고 있지만,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앞세울 경우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단 이유에서다. 싱가포르에서는 한류 스타나 K-콘텐츠의 인기가 높다. 이에 따라 단독이나 쿠팡 오리지널 K-콘텐츠를 쿠팡플레이에 확보할 경우 이것이 싱가포르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아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K-콘텐츠를 유통시키며 자연스럽게 쿠팡으로의 소비자 훅킹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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