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0 규정' 비웃는 심야 속도광…주민들 '잠 못 드는 밤' 호소

뉴스1 제공 2021.04.22 06:06
글자크기

경찰 "낮시간대 과속 우려 없는 곳…시민 불편 해소 노력"

심야시간대 속도감을 즐기려는 이들이 즐겨 찾는 경기 수원시 1번국도(경수대로). © 뉴스1심야시간대 속도감을 즐기려는 이들이 즐겨 찾는 경기 수원시 1번국도(경수대로). © 뉴스1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교통사고를 줄이자는 취지로 도입돼 2년간의 유예기간 끝에 시행된 '안전속도 5030'을 비웃는 이들이 있다.



속도감을 즐기려는 이들이다. 이들은 굽은 길 없는 도심 대로를 물색해 새벽시간 광란의 질주에 나서곤 한다.

22일 경기 수원시 인계동 주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1번국도(경수대로) 수원 버스터미널에서 동수원사거리까지 3㎞ 가량 곧게 뻗은 대로(왕복 8~10차선)도 속도광들이 선호하는 장소 중 하나다.



도심에 위치해 안전속도 5030 규정을 지켜야 하는 구간이지만 새벽 2~5시 사이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차들이 적지 않다.

1번국도변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윤모씨(61)는 새벽에 굉음을 내며 달리는 차들 때문에 매일 잠을 설친다고 하소연한다.

윤씨는 "도로는 넓지만 규정 속도가 시속 50㎞인 것으로 아는데 새벽에는 150~200㎞에 가까운 속도로 질주하는 차들이 있다"며 "배기장치를 개조해 소리도 굉장히 크다. 새벽만되면 굉음소리 때문에 괴롭다. 곧 여름인데 제발 맘편히 창문을 열고 잘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같은 도로변 다른 건물에 거주하는 최모씨(44)는 "제가 7층에 사는데 소리가 너무 크게 올라온다. 방음의 문제도 있겠지만, 어떤 차들이 저렇게 내달리나 궁금해 창밖을 보면, 눈깜짝할 사이 시야 끝으로 사라져버린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소음피해를 호소하는 구간에는 과속 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가지 교통 여건을 살펴 단속카메라를 설치하는데, 해당 도로는 지하차도와 고가차도 등이 있어 카메라 설치 대상 구간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대로라고 해도 출퇴근 시간 및 낮시간대에는 통행량이 많아 속도위반 우려가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야시간의 경우 '안전속도 5030' 시행 취지와는 맥락이 일부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법을 모색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전속도 5030'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시행된 정책으로, 도심부 주요 도로는 50㎞/h,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30㎞/h로 제한속도를 하향하는 내용이 골자다.

김희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안전속도 5030' 실천 선포식에 참석해 속도하향정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안전속도 5030” 구호를 외치고 있다. (행안부 제공) 2021.4.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김희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안전속도 5030' 실천 선포식에 참석해 속도하향정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안전속도 5030” 구호를 외치고 있다. (행안부 제공) 2021.4.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