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0분 OK"…독보적 찐 분자진단플랫폼 진시스템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4.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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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30분 OK"…독보적 찐 분자진단플랫폼 진시스템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어느새 진단키트는 우리 일상에 매우 익숙한 도구로 자리잡았다.



국내 여러 진단 기업은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발빠르게 진단키트를 개발해 'K방역'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씨젠 (21,400원 ▼100 -0.47%) 등 스타 기업도 여럿 등장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지난해부터 국내 여러 진단 기업이 IPO(기업공개)에 나섰다. 지금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진시스템도 진단 기업이다.



오는 5월 공모를 앞둔 진시스템의 서유진 대표는 21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다른 진단 기업과 비교에 선을 그었다. 차별화된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특히 분자진단 분야에서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한 드문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코로나19로 갑자기 실적이 개선된 여러 진단 회사가 IPO를 추진했지만, 상장 심사에서 탈락한 사례도 있다"며 "진시스템은 정부 부처와 국내외 업계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회사로, 코로나19 반짝 수혜를 등에 업고 상장하려는 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시스템은 주관사 추천을 통한 성장성 특례(기술성장기업 중 성장성 추천)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성장성 특례 상장과 별도로 추진한 기술평가에서 전문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모두 A 등급을 받았다. 그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단 방증이다.


독자 플랫폼으로 10년 안에 최고 진단 기업 목표
진단은 크게 면역진단과 분자진단으로 나뉜다.

쉽게 표현하면 면역진단은 현장에서 신속하고 간편하게 진단이 가능하지만, 초기 진단이 어렵고 정확도가 떨어진다. 국내 도입을 검토 중인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면역진단 제품이다.

분자진단은 감염 초기에도 진단이 가능하고 정확도가 높다. 반면 장비가 비싸고 의료인 등 숙련자가 사용해야 한다. 결과를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병원이나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할 때 사용하는 진단키트가 분자진단 제품이다.

서 대표는 진시스템 기술의 특징에 대해 "분자진단과 면역진단의 장점을 합쳤다"고 설명했다.

진시스템의 독자적인 분자진단 플랫폼은 코로나19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해 현장에서 30분 안에 진단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분자진단의 단점을 극복했단 의미다.

또 다른 분자진단 제품과 마찬가지로 초기 진단이 가능하고 매우 높은 정확성을 자랑한다. 진단장비 가격은 다른 분자진단 제품의 3~4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서 대표는 "기존 PCR(유전자증폭) 기술과 다른 초고속 온도제어 기반의 바이오칩 기술, 한 번에 50종 이상의 타깃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하이멀티플렉스 기술 등이 진시스템 플랫폼에 녹아 있다"며 "다른 분자진단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기술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진시스템의 분자진단 플랫폼 핵심 기술은 2013년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 대통령상(대상)을 받았다. 중소기업의 기술이 대통령상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진시스템의 분자진단 플랫폼은 코로나19뿐 아니라 알러지, 결핵, 암, 메르스 등 다양한 질환을 비교적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서 대표는 진시스템의 분자진단 플랫폼을 "한 캡슐커피머신에서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다양한 캡슐을 넣어 여러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에선 진시스템의 새로운 기술을 심사할 수 있는 규격이 없어 인허가를 받지 못했다. 씨젠 등 다른 진단 기업보다 진시스템이 덜 알려진 이유다. 진시스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수출이다.

서 대표는 "올해 6월 관련 제도(체외진단의료기기법)가 개정되면 신기술 인허가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올 하반기 국내 공급도 가능할 것"이라며 "영국, 남아공(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진 진시스템 대표. /사진제공=진시스템서유진 진시스템 대표. /사진제공=진시스템
서 대표는 진시스템 분자진단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플랫폼의 특성상 점유율이 높아질수록(장비가 많이 공급될수록) 실적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지속 성장을 확신했다.

서 대표는 "독일차와 개발도상국에서 만든 차의 성능과 가치가 다른 것처럼 진시스템의 분자진단 기술은 다른 분자진단과 확실하게 차별화된다"며 "진시스템의 진단장비가 해외에서 꾸준히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진시스템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진시스템은 코로나19로 성장하는 진단 기업이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진시스템의 기술 경쟁력을 더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10년 안에 글로벌 최고 진단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진시스템의 분자진단 장비는 2020년 말 기준 전 세계에 1300여대가 도입됐다. 2022년엔 3000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트 코로나 걱정없는 진단 기업
많은 진단 기업이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위한 '포스트 코로나'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적이 급성장한 진단 기업이 많은데, 코로나19가 잦아든 이후에도 지금의 실적을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다.

진시스템은 다르다.

서 대표는 "진시스템은 코로나19로 성장한 기업이 아니다"라며 "일부 수혜를 보긴 했지만, 설립 이후 꾸준히 인체뿐 아니라 동물, 식품에 대한 분자진단 기술과 역량을 쌓아온 기업"이라고 말했다.

실제 진시스템이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분자진단 관련 제품은 다양하다.

코로나19를 포함해 한 번에 5개 이상의 감염병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진시스템의 진단장비를 도입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시장에 적합한 모기매개, 결핵 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다. 북미와 유럽을 겨냥해 호흡기 및 소화기 동반 검사가 가능한 진단키트도 준비하고 있다.

인체뿐 아니다. 동물과 식품 진단도 있다.

서 대표는 "식중독 원인균을 검출하는 키트가 있는데, 식품 업계 FDA(미국 식품의약국)라 할 수 있는 AOAC(미국 공인분석화학회) 인증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받았다"며 "본격적으로 전 세계 시장에 팔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도 노린다.

서 대표는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식자재에 관심이 많다"며 "내가 먹는 식자재에 알러지 물질이 포함됐는지 자가 검사하는 진단 제품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그동안 준비한 다양한 분자진단 제품 공급에 주력할 것"이라며 "인체와 식품, 동물 등에 대한 질병이 다양해질수록 더 많은 타깃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고, 결국 진시스템 플랫폼의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계부처에서도 진시스템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서기술 대표는 "식자재에 대한 검사 기법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매년 식약처로부터 용역을 받아 진행 중"이라며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동물 진단 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국내외에 참 많은 진단 회사가 있지만, 진시스템은 독자적 기술을 토대로 진실되게 사업하는 데만 집중했다"며 "그동안 고객과 임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 진시스템을 믿고 투자해준 주주에게도 큰 행복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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