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로 돌아온 외국인, '쇼핑 리스트' TOP 10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4.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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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로 돌아온 외국인, '쇼핑 리스트' TOP 10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끈 외국인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는 반도체주 '팔자' 행진을 이어갔던 데 비해 이달부터는 성장주 위수 매수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1조5010억원을 순매수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들어 유일하게 순매수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외국인은 지난 1~3월 각각 5조2996억원, 2조562억원, 1조2405억원을 순매도하며 갈수록 매도 규모를 줄여왔다.

지난 1~8일에는 6일 연속 순매수하며 2조32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인의 6거래일 연속 순매수는 지난해 11월 5일~24일(14일 연속 순매수) 이후 5개월여 만이다.



특히 전날에는 외인은 3000억원 넘게 사들이며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3220.70)을 견인했다. 다만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 등이 나오며 1조4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5183억원)이다. 2위를 기록한 SK텔레콤 (50,100원 ▼600 -1.18%)(3098억원)의 약 두 배 수준이다. 나홀로 전체 외인 순매수액(1조5010억원)의 34.5%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는 지난 1~3월 외인 코스피 순매도 1위에 오른 바 있다. 순매도 규모는 6조4208억원, 삼성전자우 (65,200원 ▼1,100 -1.66%)(2조5510억원)까지 합하면 약 9조원에 육박한다.


반도체·IT(정보기술) 등 대형 성장주를 매도해오던 올해 외국인의 행보가 이달 들어서는 바뀌는 양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와 교역 개선, 신재생에너지 육성 산업 등에 대한 기대 강화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 변화의 시작"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원화 강세 압력 확대·채권금리 안정·1분기 실적 기대가 가세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 포진해 있는 IT(정보기술)·신재생에너지·인터넷 기업들의 매력도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 이외에도 LG화학 (370,500원 ▼8,000 -2.11%)(125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9,000 -1.14%)(1027억원),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993억원),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970억원), LG전자 (91,200원 ▼1,400 -1.51%)(910억원) 등 2차전지·바이오·IT주도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SK텔레콤 (50,100원 ▼600 -1.18%)(3098억원), DL이앤씨 (32,800원 ▼600 -1.80%)(1278억원) 등 지배구조 개편으로 화제된 종목도 상위권에 올랐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유무선 통신사업을 하는 'SKT사업회사'(존속법인)와 'SKT투자전문회사'(신설회사)로 인적분할한다고 밝혔고 대림산업은 지난해 9월 기업분할 이후 DL (49,400원 ▼200 -0.40%)DL이앤씨 (32,800원 ▼600 -1.80%)로 분할상장해 올해 1월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분할한 투자회사가 당장 SK (155,500원 ▼1,300 -0.83%)와 합병하지 않으면서 기업가치 하락 우려를 덜게 됐고, 분할 이후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며 오히려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T투자전문회사는 25조8000억원에 달하는 지분가치에 대한 합리적 시장평가가 기대된다"며 "반도체, 온라인 쇼핑, 모빌리티 서비스, 콘텐츠 플랫폼 등 고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2차전지 등 대형 성장주를 향한 외국인의 러브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달부터 재개될 대형주 공매도로 외인의 현물 유입 가능성이 크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이벤트는 대형주 상대수익률 개선, 외국인의 코스피 현물 순매수 강화로 이어졌다"며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선호를 받는 반도체, 배터리와 미국향 소비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지속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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