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4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원들에게 감사패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21일 정치권에선 김 전 위원장이 물러나며 구심점이 약해진 상황을 틈타 국민의힘 구 세력들이 극우 태극기 이미지 탈피, 중도층 흡수에 찬물을 끼얹고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는 "국민의힘에 들어가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독설했다. 국민의힘에는 "윤석열 지지율이 높으니까 입당만 시키면 다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식의 정치를 해선 국민의 마음을 끌 수가 없다"고 했다.
불붙는 李·朴 사면론, 서병수 "탄핵불복"…도로 강경보수?
지난해 8월19일 당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꿇고 참배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기 전 사면 논쟁을 해결하는 게 맞다"고 했고,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17일 문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시라. 그게 훗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경선 주자 중에서도 "공개적으로 사면을 촉구하겠다"(김태흠 의원), "하루빨리 사면·복권하는 게 맞다"(김기현 의원) 등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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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서병수 의원은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과연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사법처리돼 징역형에 벌금, 추징금을 낼 만큼의 범죄를 저질렀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대국민 사과를 정면으로 뒤엎은 셈이다.
"김종인 독설은 딱 필요한 메시지"…'강경보수' 퇴행 우려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강경보수' 이미지로의 역행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의 당에 대한 독설을 긍정 평가하기도 한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1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이) 딱 필요한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에 당을 흔들 수 있었던 것"이라며 "당을 (중도행) 역행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가 재보선에서 '안철수 단일후보'를 만들려 했다는 김 전 위원장 주장까지도 인정하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저는 차마 말을 못한다. 당내 인사이기 때문에 내부 총질한다고 할까봐.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이 정확히 얘기했다"며 "그게 지난 선거에서 드러난 우리 당의 민낯이었다"고 지적했다.
조수진 의원도 서병수 의원의 탄핵 불복 발언에 대해 "탄핵받아 물러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며 "김 전 비대위원장의 지난해 12월 과거에 대한 사과는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관련 요청에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작용이 돼야 한다"며 원론적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