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잡하게 끝날 것"…비트코인 거품 곧 터진다는 이유 '둘'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2021.04.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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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가상통화(암호화폐)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대표적 비관론자인 알바인캐피탈의 스티븐 아이작스가 대장주 비트코인의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그는 지금의 비트코인 광풍이 "어디서 어떻게 끝날진 모르지만 결국 끝난다"며 "끝나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어 추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규제 시작되면 당신에게 남는 건 없다"
그가 비트코인이 폭락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각국의 규제 가능성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를 포함한 주요국 규제당국 책임자는 암호화폐가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는 암호화폐의 익명성 때문이다. 암호화폐를 누가 보냈고 받았는지 파악할 수 없어 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 같은 불법적인 행위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각국의 규제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거래량 기준 전세계 4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크라켄의 제시 파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어떠한 단속이 있을 수 있다"며 이는 "암호화폐 전반에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최초로 나스닥에 직상장한 코인베이스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 역시 각국 규제 가능성이 "사이버보안과 함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아이작스는 "비트코인이 규제당할 때 어떻게 되는지 지난 주말을 보면 알 것"이라고 했다. 지난 18일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5% 넘게 떨어졌다.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로 이뤄진 돈세탁을 조사할 것이란 미확인 소문이 번진 여파였다.

아이작스는 그러면서 "거품이 터지고 규제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과연 비트코인에 투자한 당신은 무엇을 소유하게 되냐"며 "여기엔 본질적인 가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AFP/사진=AFP
"비트코인 기후변화에 반해…더럽다"
두 번째로 비트코인은 기후변화에 반하기 때문에 오래 갈 수 없다고 아이작스는 내다봤다.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일은 여러 대의 컴퓨터가 복잡한 식을 풀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


실제로 중국 내몽골은 지난달 에너지 소비를 이유로 암호화폐 채굴 업체에 영업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란에선 지난 1월 대규모 정전 사태의 원인으로 암호화폐 채굴이 공식적으로 거론됨에 따라 정부가 불법적인 암호화폐 채굴 업체를 조사할 것이라고 칼을 꺼내들었다.

아이작스는 기후변화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비트코인을 구매해선 안 된다며 "이는 굉장히 더러운 상품이다. 채굴에 필요한 에너지가 증가해 시시각각 더 더러워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상당한 정도의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서 비판한다. 전기차를 통해 친환경적인 미래를 만들겠다는 업체의 지향점과 상충돼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옹호론자는 비트코인이 2100만개까지만 채굴되도록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금'으로서 희소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최근엔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페이팔 등 글로벌 업체까지 비트코인 서비스를 하나둘 제공하고 있어 폭락장이 왔던 2018년과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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