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투자자들 멘붕…"1달러 만들자"던 날 30% 폭락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1.04.21 11:20
글자크기
사진=AFP사진=AFP


'도지데이'인 20일(현지시간) 도지코인은 힘을 쓰지 못했다. 도지코인은 되려 이날 장중 30% 넘는 낙폭을 보였다.

도지데이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도지코인 투자자들이 대마초 흡연자들이 정한 대마초의 날인 4월 20일을 도지코인도 함께 기념하자며 만든 날이다. 투자자들은 20일 트위터에 도지데이 해시태그를 쏟아내면서 도지코인 가격을 1달러까지 밀어올리자고 약속했다.



도지코인은 이런 움직임에 힘입어 20일 장중 42센트(약 470원)을 넘기도 했지만 이후 급락세를 보이면서 16시간 만에 28센트까지 떨어졌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21일 오전 11시 현재는 30센트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도지코인 1주 가격 추이/사진=코인데스크도지코인 1주 가격 추이/사진=코인데스크
그러나 기간을 올해로 넓히면 도지코인의 상승률은 6000%를 넘는다. 올초만 해도 도지코인 가격은 0.5센트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 사이 도지코인 시가총액은 400억달러까지 불어나면서 전자상거래 공룡 이베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됐다.



전문가들은 도지코인을 둘러싼 광풍을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도하는 투자 현상의 일면이라고 본다. 올해 초 공매도 투자자들과의 전쟁터로 변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광풍을 몰고 온 게임스톱 현상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투자 통념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도지코인은 2013년 개발자 잭슨 팔머와 빌리 마커스가 장난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에 대한 풍자로 웃음을 유발하는 것 외에는 실질적인 목적이 없다. 암호화폐 대출회사인 넥소의 안토니 트렌체프 공동 설립자는 블룸버그에 "한 무리의 투자자들이 있다. 그중 많은 이들이 밀레니얼 세대"라면서 "도지코인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시대정신의 한 증상"이라고 말했다.

유행을 따르는 '묻지마 투자'에 편승했다가 이른바 '벼락부자'가 된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도 도지코인에 대한 맹목적 투자를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파파 머스크'로 통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지코인 매수 사실을 알린 것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일부 자산의 경이적인 상승이 투자 자산 전반에 걸쳐 가격을 끌어올리고 버블을 만들어 결국엔 '폭탄 돌리기'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레딧 투자자들도 이를 모르진 않는 모양이다. 레딧의 한 이용자는 도지코인 투자가 안전하냐는 질문에 "이것은 다단계와 튤립 광풍의 중간에 있다. 여기에서 안전을 찾아선 안 된다"고 답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