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패권경쟁 뛰어든 BMW.."2030년 양산"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4.2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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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전고체 배터리 적용 시간표를 내놓는 중이다. 차세대 전기차 시장 패권을 두고 완성차는 물론 배터리 업체간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프랑크 베버 BMW 개발대표는 이날 "2030년까지 BMW의 자동차 시리즈에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BMW를 이를 위해 전고체 배터리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2025년까지 시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BMW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연구 개발중이란 것은 업계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직접 나서 '시간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MW도 차세대 전기차 시장 주도권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전해질이 고체로 바뀌면서 충격으로 인한 화재 위험은 크게 낮아지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충전 시간이 짧고, 주행거리는 길다는 장점이 있다. 1회 충전으로 800km까지도 달릴 수 있는 것으로 계산돼 '꿈의 배터리'라 불린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없다"면서도 "기술 성숙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BMW도 이를 위한 시간표를 제시한 것은 안전에 민감한 완성차 업체들이 향후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는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이 지난 3월 배터리 전략 청사진을 그린 '파워데이'를 통해 "궁극적 목표는 '전고체 배터리'"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2025년이면 퀀텀스케이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도 전고체 배터리 탑재 계획을 밝혔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은 지난해 12월 개최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25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시범 출시한 후 2030년 본격적으로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토요타도 파나소닉과 손잡고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중이다. 일본은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인 만큼 시제품 공개 시점이나 출시 시점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토요타가 올 해 안에 시제품을 선보이고 2025년 양산에 나설 것으로 본다.

BMW는 구체적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어떻게 조달할지 밝히지 않았다. 기존에 기술 개발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스타트업 솔리드 파워와의 협업이나 주력 배터리 공급사인 삼성SDI와의 협업 가능성이 두루 제기된다.

지난 2017년 솔리드파워는 BMW와 파트너십을 맺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혔었다. 솔리드파워는 2012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 내 만들어진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스타트업이다. 2018년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벤처투자와 현대차 등으로부터 총 2000만달러(약 222억원)를 투자받은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았었다.

삼성SDI는 국내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관해선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2025년 시제품 공개, 2027년 배터리 양산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BMW향 오랜 납품 이력도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BMW에 탑재·출시될 5세대(Gen5) 배터리도 삼성SDI가 양산한다.

이는 니켈 함량을 88%까지 높여 에너지 밀도는 20% 높인 대신 원가는 20% 낮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BMW는 차세대 전기차로 갈수록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제조 원가는 낮아져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이에 비춰보면, 일부 자동차 전문 외신에서는 BMW가 7세대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한편 아직까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실체가 없고 해당 기술 난이도가 높은만큼 '가격 장벽'도 무시치 못할 것이란 지적이 있다. 즉, 실제 완성차 업체들이 제시한 시간표를 지킬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시장조사업체 BNEF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면 전고체 배터리의 가격이 리튬이온 배터리 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1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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