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코로나 걸릴 걸"…'AZ접종 후 사지마비' 남편의 청원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2021.04.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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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뒤 뇌척수염 진단을 받은 간호 조무사의 남편의 청원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뒤 뇌척수염 진단을 받은 간호 조무사의 남편의 청원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사지마비 등의 부작용으로 입원 치료 중인 40대 간호조무사의 남편이 '차라리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이 나을 뻔했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올렸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Z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A씨의 남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우리 가족만의 불행이라 생각했다. 저만 참으면 코로나19가 한여름 소나기처럼 스쳐 지나갈 것이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백신 접종 뒤 사망했거나 중증 후유증을 앓고 계시거나 앞으로 같은 피해를 볼 수 있는 국민을 위해 용기를 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의료인인 아내는 우선 접종 대상자라 백신 접종을 거부할 수도, 백신을 선택할 권리도 없었다"며 "AZ 백신 접종을 하고 나타난 이상 증세에도 정부의 말만 믿고 괜찮아지겠지 하며 진통제를 먹고 일했다"고 했다.



이어 "호전되기를 기다렸지만 아내는 백신 접종 19일 만인 지난달 31일 사지가 마비돼 병원에 입원했다"며 "지금 와서 보니 입원 3~4일 전부터 전조증상이 있었지만 정부의 부작용 안내 부족으로 알아채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청원인에 따르면 A씨는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을 진단받았다. 담당 의사는 A씨가 6개월에서 1년 정도 치료와 재활을 병행해야 하며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문제는 치료비와 간병비"라며 "일주일에 400만원씩 내야 하는 의료비를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씨가 입원한 뒤 보건소, 질병청 등에 이를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치료가 모두 끝난 다음 치료비와 간병비를 일괄 청구하라"는 것뿐이었다.

청원인은 "질병청에 전화하면 시청 민원실로, 시청 민원실에 전화하면 구청 보건소로 넘기는 일을 일주일을 반복했다"며 "국가 보상을 포기하고 산재 신청을 하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에 찾아갔지만 결론은 '백신을 맞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에 걸리는 게 더 현명했다'는 것이다"라며 분노했다.

그는 근로복지 공단의 고위급 직원으로부터 "안타까운 일이지만 백신 후유증으로 산재 접수가 안 된다", "그리고 이 시국에 인과관계를 인정해 줄 의사가 어디 있겠냐"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고 폭로했다.

청원인은 "'안전하다', '부작용은 정부가 책임진다'고 했던 대통령의 말을 믿었다"며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글을 맺었다.

해당 청원글은 이날 오후 3시40분 기준 사전 동의 인원 100명을 훌쩍 넘은 2700여명의 동의를 얻어 정식 청원 등록 대기 중이다.

앞서 청원인의 아내인 A씨(45)는 지난달 12일 AZ 백신을 접종했다. A씨는 접종 직후 일주일 간 두통을 겪었고 지난달 24일엔 사물이 겹쳐 보이는 '양안복시' 증상을 호소했다. 같은 달 31일 병원 입원 후엔 사지마지 증상까지 보였고, 현재도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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