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탕 재사용' 식당 사과문 올렸지만..."성의 없다" 비난 봇물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2021.04.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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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국물을 그대로 육수통에 붓는 모습. /사진=보배드림부산의 한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국물을 그대로 육수통에 붓는 모습. /사진=보배드림


손님이 먹던 어묵탕 육수를 재사용해 도마에 올랐던 부산의 한 음식점이 논란 당일 사과문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해당 음식점의 업주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글쓴이는 "먼저 이번 일로 상심하셨을 많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여러분의 지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인지했다"고 적었다.



이어 "위생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겠다"며 "더욱 안전하고 믿음이 가는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며 개선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에 대한 조사 요청이 올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며 "다시 한번 고객 분들께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사과문을 두고 "성의도 없고 짧은 글이다.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같은 문제가 또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할 건지를 포함해야지, 몇 줄 끄적인 건 사과문이 아니다" 등의 댓글을 달아 비판했다.


어묵탕을 재사용해 논란을 빚은 부산의 한 식당 업주가 지난 18일 올린 사과문. /사진=보배드림어묵탕을 재사용해 논란을 빚은 부산의 한 식당 업주가 지난 18일 올린 사과문. /사진=보배드림
지난 18일 한 누리꾼은 같은 커뮤니티에 '부산 미친 더러운식당ㅠㅜ 추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해당 식당의 어묵탕 육수 재사용 사실을 폭로했다.

글쓴이는 "여행 중 맛집으로 보여서 들어간 식당이 음식 재사용을 넘어 아주 더러운 행동을 해서 먹다 내려놓고 나왔다"고 적었다.

이어 "뒷자리 손님들이 육수를 데워 달라고 하니 먹던 걸 그대로 육수통에다 토렴해서 가져다주는 걸 봤다"며 "제 눈을 의심해 우리 것도 데워 달라고 하니 아니나 다를까 육수통에 그대로 국물을 부어 토렴했다"고 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토렴한 국물이 나오자 그는 바로 계산을 하러 갔고, 직원에게 "이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직원이 '그건 먹던 게 아니라 괜찮다'고 하더라"라며 "'식약청에서 나와도 그런 소리 해보시라'고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안 그래도 민감한 시기에 침 튀면서 얘기하고 입에 물고 빨던 숟가락 넣었다 뺐다 한 국물을 토렴한 건 진짜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당시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으며 캡처 사진 2장과 영수증 등을 함께 공개했다. 또 누리꾼들의 추측성 글로 인해 다른 음식점들이 입을 피해를 막기 위해 '60년 전통'이라고 적힌 음식점 간판 사진도 올렸다.

부산 중구청은 19일 오후 현장 단속에 나서 15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업주를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업주 또한 어묵탕 육수 재사용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달 7일에도 부산에서 한 돼지국밥집이 손님이 먹던 깍두기를 재사용하는 장면이 아프리카TV 생방송을 통해 그대로 송출되면서 15일 영업정지 처분 등을 받았다.

또 같은 달 17일 경남 창원의 한 동태탕집에서는 손님이 남긴 탕을 재탕하는 장면이 목격돼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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