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나선 '아쿠아플라넷'…"독립경영으로 체질개선"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4.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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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아쿠아플라넷 대표 인터뷰…국내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 브랜드 자리매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아쿠아플라넷 63'에서 만난 김경수 아쿠아플라넷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아쿠아플라넷 63'에서 만난 김경수 아쿠아플라넷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어린이 동반 가족단위 고객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쿠아리움 사업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도전에 직면했어요. 새로운 솔루션을 찾기 위해 아쿠아리움 사업에만 집중해야한단 결론이 나왔죠."



국내 최대 아쿠아리움 브랜드인 아쿠아플라넷이 이달 1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물적분할을 마치고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아쿠아플라넷 63'에서 만난 김경수(56) 아쿠아플라넷 대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정면대응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아쿠아플라넷 63'에서 만난 김경수 아쿠아플라넷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아쿠아플라넷 63'에서 만난 김경수 아쿠아플라넷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아쿠아플라넷 초대 선장을 맡은 김경수 대표는 한화리조트에서 잔뼈가 굵은 '레저통'이다.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에서 그룹본부를 거쳐 2004년 한화리조트에 합류했다. 골프장과 리조트 운영을 두루 거친 뒤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다지는 데 역량을 인정 받으며 아쿠아리움을 총괄하게 됐다.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환대) 사업 전반을 경험한 김 대표는 아쿠아플라넷의 독립경영 이유를 '업에 본질'에서 찾았다. 그는 "같은 레저산업이라도 회원제 비중이 큰 리조트·골프장과 즉각적인 대중 마케팅이 필요한 아쿠아리움의 사업논리는 다르다"며 "빠른 의사결정이 관건인 만큼 별도로 운영하는 게 낫겠단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일각에서 제기된 매각설에도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코로나 여파로 기업가치가 떨어진 상태에서 판다는 것이 오히려 넌센스"라며 "자생기반을 마련해 분리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쿠아플라넷은 지난 1월 아쿠아플라넷 광교를 오픈하며 서울(63)·제주·여수·일산 등 5개의 아쿠아리움 인프라를 구축했다. 세계적인 아쿠아리움 브랜드와도 밀리지 않는 규모다.

ESG·MZ세대·동물권…"미래 비전 고민하죠"
아쿠아플라넷 63 메인수조에서 가족 관람객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 /사진=아쿠아플라넷아쿠아플라넷 63 메인수조에서 가족 관람객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 /사진=아쿠아플라넷
김 대표가 아쿠아플라넷의 닻을 올리며 가장 고민하는 과제는 지속가능한 생존기반 확립이다. MZ(밀레니얼+제트)세대에 손을 내밀고, 수족관 뿐 아니라 '뮤지엄 오브 컬러' 등 다양한 전시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다. 김 대표는 "인구감소로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이라며 "2030세대와 코로나 이후 방한관광객 등을 위한 콘텐츠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아쿠아리움이 갖는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과거엔 단순 관람 역할에 그쳤다면 지금은 해양생물 종보존·관리, 학술·교육 측면에서도 역할을 하는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아쿠아리움 사업자인 만큼 아쿠아플라넷이 해외에선 국립 아쿠아리움이 하는 기능을 일부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해양수산부가 제주 중문색달해변에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 18마리를 방류한 모습. /사진=아쿠아플라넷지난해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해양수산부가 제주 중문색달해변에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 18마리를 방류한 모습. /사진=아쿠아플라넷
이를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해양생태계 참여자로서 '플라스틱 프리'를 위한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생물 전시에 대한 논란들은 생태계 보존 역할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쿠아플라넷은 바다거북이 구조와 인공부화 등으로 지난해 푸른바다거북을 방류하는 등 성과를 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매출·내방객 등 지표들이 반토막 났는데 올해는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구성원들이 가장 전통있는 넘버원 아쿠아리움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하고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기준에도 부합하는 아쿠아리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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