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밸리]'유니콘' 뛰어넘을 한양대 '라이온킹' 스타트업 찾는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1.05.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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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밸리-한양대학교 2-1]전상경 창업지원단 단장 "창업 성공뿐 아니라 실패도 관리"

편집자주 '스타트업 발상지' 미국에서는 하버드, 스탠퍼드,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주요 대학들이 학생 창업을 이끌고 있다. 기업가정신 교육부터 외부 투자유치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국내 대학들도 상아탑의 틀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같은 무대를 꿈꾸며 혁신 창업생태계로 변신하는 '유니밸리'(University+Valley)를 집중 조명한다.

전상경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전상경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니밸리]'유니콘' 뛰어넘을 한양대 '라이온킹'  스타트업 찾는다
#지난해 말 국내 23개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대표들이 온라인으로 한 자리에서 만났다. 국내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 매출 1000억원대 미디어커머스업체 '블랭크코퍼레이션', 패션 플랫폼 운영사 '브랜디', 인공지능(AI) 기반 수학문제풀이 서비스를 개발한 '매스프레소',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개발사 '엔씽' 등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결성된 한양대 출신 'HYU유니콘클럽'에 속한 스타트업들이다.

올해 1월 취임한 전상경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장은 올해 목표로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예비 유니콘 배출을 꼽았다. 전 단장은 "매년 학생창업기업 40~50개를 포함해 창업 단계별로 280여개 이상의 창업자들을 배출할 정도로 양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올해는 창업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스케일업'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양대 창업지원단은 학교의 모든 창업지원체계를 총괄한다. 2009년 글로벌기업가센터로 시작해 올해로 12년째를 맞이했다. 창업준비 단계부터 실제 창업 실행, 성장, 자금회수(엑시트)까지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예비 창업자부터 7년 이내 창업기업까지 아우르는 모든 단계의 정부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초기·도약창업패키지' 주관기관을 전부 맡고 있다. 수도권 내 대학 중에서는 유일하다. 연간 운영예산만 100억원 이상이다. 그동안 배출한 7년 이내 초기 창업기업만 2286개에 달한다.

창업 지원업무를 세분화해 각각 전담조직을 구축했다. 창업교육과 글로벌 창업지원을 담당하는 '글로벌기업가센터', 창업기숙사·코맥스스타트업 타운 등을 운영하는 '학생창업보육센터', 국내외 투자유치를 맡은 '창업투자센터', 아이디어·사업모델 등을 상담할 수 있는 '원스톱 창업상담실' 등이다. 이외에도 투자를 위한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와 '한양창업지원단 투자펀드', 자문 역할을 맡는 '자문위원회·멘토그룹·창업융합전공 교육과정위원회'도 갖췄다.



"창업한 김에 유니콘까지"…창업 첫 교육부터 팁스 지원 '원스톱'
[유니밸리]'유니콘' 뛰어넘을 한양대 '라이온킹'  스타트업 찾는다
한양대 창업지원단은 예비 창업자가 첫 발을 들인 순간부터 최종 단계까지 전 과정에 걸쳐 일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창업 관련 수업을 듣다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는 학생창업기업이 유독 많다. 실제로 학생창업기업은 2016년 43개에서 이듬해 53개, 55개, 58개로 매년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COVID-19) 영향에도 54개를 기록했다. 카닥, 백패커, 퍼플링크, 팀42, 블리스트, 라이언로켓, 알고리즘랩스, 나이비, 레티널 등이 대표적인 학생창업기업이다.

전 단장은 "한양대는 창업교육 ·네트워킹·보육·투자유치·글로벌 진출까지 한국형 창업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연간 450여개의 창업 강좌를 개설해 매년 1만2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이중 일부는 자연스럽게 실제 창업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의 창업기업 지원 프로그램은 여러 대학, 기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이중에서도 원하는 멘토와 실시간 연결이 가능한 '멘토스온콜'이나 기숙사·협업공간을 제공하는 '247스타트업돔'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멘토스온콜은 자체 멘토단과 창업자를 수실로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멘토단은 매년 5월 세무·회계·법무·노무·투자·기술 등 14개 분야별로 100명씩 선발한다. 2018년 문을 연 247스타트업돔은 창업자 기숙사다. 1학기당 30여명의 예비 창업자들에게 기숙사와 협업공간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 외에도 사무 지원공간인 '코맥스스타트업타운', 전반적인 실전창업 프로그램인 '스타트업아카데미'를 운영한다.


"도전뿐 아니라 실패까지 보듬어야"
전상경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전상경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올해는 창업기업들의 질적 성장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직·간접적인 투자도 늘려간다. 현재는 한양대 기술지주(83억원), 한양엔젤클럽(38억원) 등 12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운영 중이다. 한화투자증권, KT인베스트먼트, 다담인베스트먼트, AIM인베스트먼트 등과는 20억원 규모의 투자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창업지원단 직원들이 조금씩 돈을 출연해 2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도 조성했다.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초기기업들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결성했다.

창업에 대한 도전뿐 아니라 실패까지 보듬을 수 있는 게 대학과 창업지원단의 역할이라고 전 단장은 강조했다. 그는 "평생 직장도, 평생 직업도 없는 21세기에는 누구나 한 번 이상은 창업의 기회를 마주하게 된다"며 "전부 다 성공할 수 없는 현실에서 창업에 실패를 하더라도 이를 딛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부분까지 대학이 아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지원을 돕는 여러 기관, 단체들이 있지만 대학은 이익만 추구할 수는 없고, 기본적으로 교육기관으로 본분이 있다"며 "학생이든 교수든 창업에 대한 열망이 있으면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고, 동시에 실패했을 때도 이들을 잡아주는 안전망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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