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클론 "6월 국내 첫 CAR-T 임상 1상 시작…美 임상도 예정"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4.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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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대표 "펜실베니아 의대와 킴리아·예스카타 병용 투여도 공동연구"

이종서 앱클론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이종서 앱클론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펜실베니아대학교(UPenn, 이하 유펜)와 제휴 이후 항체 플랫폼 기술과 더불어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를 앱클론의 또 다른 플랫폼 기술로 삼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종서 앱클론 (15,440원 ▲230 +1.51%)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오는 6월 첫 CAR-T 치료제인 AT101의 임상 1상을 시작한다"며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유펜 의과대학의 마르코 루엘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미국 임상 1상/2상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앱클론은 국내 CAR-T 치료제 기업 중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이다. 'CAR-T'는 면역세포(T세포)의 수용체 부위와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 인식 부위를 융합한 유전자를 환자의 T세포에 도입한 것으로, 암세포의 표면 항원을 특이적으로 인지해 공격하는 기능을 갖는 세포다. 마치 세포에 레이더를 달 듯이 유전자 조작을 해서 환자 몸에 넣어주면 T세포가 암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AT101'의 적응증은 림프종·백혈병으로 회사 측에선 Car-T 특성상 단기간에 효능 확인이 가능해 임상 진행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임상 시작 후 3~4개월 내로 임상결과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CAR-T 치료제 임상에 대한 IND파일링(임상신청)을 하게 되는 거라 지금 상황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검토기간이 얼마나 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국내에서 먼저 임상 1상을 시작하고 난 뒤 유펜 측에서도 AT-101과 관련해 임상 1상/2상을 병용해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앱클론은 2019년 유펜의 혈액암 부문 교수인 마르코 루엘라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하고 AT-101과 기존 CAR-T 치료제인 킴리아, 예스카타 등의 항암치료 효과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유펜 연구팀은 킴리아 임상개발을 주도한 곳으로 CAR-T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선두그룹이다.

이 대표는 "유펜 연구팀과는 현재 킴리아·예스카타 등 기존 CAR-T 치료제와의 병용 치료에 따른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킴리아·예스카타로 치료를 받았지만 병이 다시 재발하거나 약효가 잘 듣지 않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AT101'을 투입했을 때 약효가 높아지고 투여가능한 환자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앱클론은 AT101의 국내 임상 1상 진행을 위해 지난해 4월 40억원 이상을 투입해 GMP(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 설비를 구축했다. 회사는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제조공정 중의 오류나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환자 한 명의 혈액을 채취한 뒤 맞춤형 치료제를 생산하기까지 약 열흘 정도가 걸린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이종서 앱클론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AT101의 임상 1상은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임상 2상과 통합할 경우 최소 60명에서 최대 100명 규모가 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서울아산병원은 림프암 환자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병원으로 치료의 기회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다"며 "CAR-T 치료제의 장점은 다른 질환에 비해 약을 투여받고 나서 병이 호전되기까지 굉장히 시간이 짧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치료제인 킴리아·예스카타의 경우 약이 효력을 나타낼 경우 한두달만에 확연한 증상 호전을 확인할 수 있다"며 "기존 항암제는 암의 진행을 멈추거나 축소되는 정도가 최대 기대치라면 CAR-T 치료제의 경우 기대수명이 훨씬 길 뿐 아니라 완전 관해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인 '킴리아'는 지난 3월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른 1호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2017년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지 4년만이다. 킴리아는 오는 5월 국내 도입 예정으로 치료비는 5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앱클론은 아직 구체적인 가격 정책까지는 수립하지 않았지만 국내 허가를 받을 경우 킴리아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환자들의 부담을 최대한 덜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CAR-T 치료제는 특성상 환자 본인의 혈액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혈액을 아픈 사람한테 채취하는 과정도 쉽지 않고 대량 생산이 안되기 때문에 맞춤형 생산에 따른 비용을 다 환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킴리아·예스카타와 유사한 약효를 내는 CAR-T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는 것만으로 가격을 낮춰 환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이 아시아권 혈액암 치료의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앱클론은 내년에는 AT101에 이어 CAR-T 세포 항암제의 부작용인 사이토카인신드롬과 약물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스위처블 CAR-T 세포 치료제(AT501)의 임상 1상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AT501의 임상 1상은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내년 상반기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AT501 임상을 통해선 스위치 물질을 통해 투여 후 환자의 부작용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의 효력을 확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노바티스가 발표한 킴리아 매출액은 약 5000억원 규모로 세계 CAR-T 치료제 시장 규모는 이제 막 1조원을 넘어선 단계다. 기술 발전과 함께 치료법이 없는 희귀·유전 질환이나 퇴행성·난치성 질환 분야에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는 2025년 세계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시장 규모가 119억6000만달러(약 13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킴리아·예스카타와 같은 국산 CAR-T 치료제가 탄생하는 것만으로도 항암제 분야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여러 기업이나 팀들에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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