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탈모人 '먹지말고 찌르세요'…치료 혁명 시작된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4.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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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탈모人 '먹지말고 찌르세요'…치료 혁명 시작된다


탈모 치료제 시장 패러다임에 변화가 시작된다. 종근당 (110,200원 ▼3,300 -2.91%)이 임상을 시작하며 주사형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 된 것. 현재 시장을 장악한 경구형 치료제보다 높은 효과와 긴 약효 지속시간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시장규모가 이미 4조원에 육박했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대웅제약 (121,300원 ▼800 -0.66%)도 곧 임상에 돌입한다. 주사형 치료제 개발 레이스에 불이 붙은 것이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달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진입 승인을 받은 탈모 치료제 'CKD-843'의 임상에 이달 초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40명의 참여자를 모집해 진행되는 이 임상 1상은 내년 2월 마무리 될 예정이다.

'CKD-843'은 탈모치료제 성분 두타스테리드를 바탕으로 주사제 형태로 개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은 이 성분을 기반으로 개발된 GSK의 아보다트 제네릭(복제약)인 두테스몰을 탈모치료제 라인업으로 갖춰둔 상태. 경구형인 아보다트와 두테스몰과 달리 주사제로 개발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다만, 해당 임상의 다른 구체적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들과의 개발 경쟁 대비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말이 나온다.
주사형 탈모 치료제는 종근당의 임상 개시 전부터 탈모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경구형 대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다 보다 긴 약효 지속시간까지 확보 가능해서다.

현재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경구형 치료제는 매일 치료제를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1년간 복용을 멈추면 다시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와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 계열 탈모치료제 모두 비슷한 단점이 있다.

매년 탈모로 병원을 찾는 인구는 20만명이 넘는데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비급여 치료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탈모치료제 잠재 시장 규모는 훨씬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 대한탈모치료학회는 국내 탈모 인구를 전체 인구의 5분의 1인 1000만명으로 추산한다. 때문에 탈모치료제는 물론 일반 의약품과 관련 의료기기 등을 모두 합한 탈모 치료 시장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한다는 말도 업계에서 나온다. 효능과 편의성을 끌어올린 주사형 치료제가 파고들 여지가 큰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주사형 탈모치료제는 국내 출시된 제품이 없는 상태"라며 "게다가 탈모치료제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만큼 개발 '보안유지'를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근당의 경쟁사로는 대웅제약이 꼽힌다. 현재 약물전달시스템 플랫폼 벤처기업인 인벤티지랩과 공동 개발 중인데 전임상 단계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상반기 중 임상 1상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치료제 정보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1개월 또는 3개월에 1회 투여하는 주사제 제형으로 인벤티지랩의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 기술에 남성형 탈모치료제를 얹어서 개발된다. 종근당과 달리 피나스테리드 성분으로 개발이 진행된다. 1개월 지속형 'IVL3001'과 3개월 지속형 'IVL3002' 두 가지가 있는데 이 중 'IVL3001'부터 올해 상반기 중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다이어트와 식생활 문제 등으로 탈모 인구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주사형 치료제의 개발까지 현실화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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