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6배 '손연재 의자'…"자세 교정" vs "불편해"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1.04.1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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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체어 바른자세교정 서포트 체어./사진=에이블루 홈페이지커플 체어 바른자세교정 서포트 체어./사진=에이블루 홈페이지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자세 교정 의자를 두고 사용자들의 후기가 엇갈리고 있다.

19일 온라인상에는 자세 교정 의자 '커블체어'에 대한 사용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한 누리꾼은 "광고 보니 괜찮아 보여서 구입하고 3개월간 커블체어를 써 봤다"며 "앉았을 때 편하고 허리가 펴진다. 운전할 때는 의자가 움직여서 불편했고, 집이랑 사무실에 하나씩 두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일명 '손연재 의자'로 알려진 커블체어의 '커블'은 굴곡을 의미하는 커브(curve)와 할 수 있다(able)를 조합한 단어다. 지난해 350만개 이상을 판매해 전년 대비 매출이 16배 급증했다. 2018년 5월 출시된 이후 총 누적 판매량은 75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V와 인터넷 광고에서는 지렛대 원리로 등받이가 허리를 자연스럽게 밀어줘 바른 자세가 된다고 홍보했다. 또 '2+1'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커블체어 컴피 1개 가격은 4만4900원이지만, 2개를 구매하고 1개를 더 받으면 개당 2만9000원대로 떨어진다.

주요 수요 고객층인 직장인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사기 위해 공동구매 대상자를 찾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의 직장인 박모씨(28)는 "가격이 싼 편은 아니라서 살까말까 고민하던 중에 동료가 2+1으로 같이 사자고 했다"며 "궁금하기도 해서 사무실에 놓고 쓰려고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족도가 낮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박씨는 "처음에는 좋은 듯 했는데 막상 오래 써보니 허리가 아팠다"며 "잠깐 앉으면 자세 교정에 도움될 진 몰라도 장시간 앉아있기에는 허리에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해당 제품에 대한 후기와 함께 "광고에 속았다", "쓰면 쓸수록 이상하게 불편하다", "비싸게 사놓고 방치해두고 있는데 당근마켓에 팔려고 한다", "지인들은 별로라고 하더라"는 등의 의견이 달렸다. 공정거래위원회 국민신문고에는 해당 제품의 광고 관련 민원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해당 제품이 디스크를 악화시킨다는 견해도 있었다. 한 재활의학과 의사는 유튜브 채널 '닥터고은'에서 "엉덩이를 끝까지 붙이고 앉으면 허리커브가 나오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골반이 뒤로 넘어가면서 디스크를 압박한다"며 "허리나 고관절이 좋지 않은 분들은 이 의자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닥터고은'/사진=유튜브 채널 '닥터고은'
이어 "시소원리가 적용되려면 무게중심이 허벅지나 무릎으로 가고 뒤에서 받쳐줘야 하는데, 이 의자에 (몸을) 맞추기 위해서는 허리나 엉덩이에 힘이 들어간다"며 "그러면 무게중심이 뒤로 간다. 무게중심을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 의자만으로 체형이나 허리 건강, 통증을 개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제대로 앉아야 효과를 본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재활의학과 의사는 유튜브 채널 '닥터트레이너'에서 "엉덩이를 의자에 깊숙이 넣고 앉아야 한다"며 "아래쪽 허리를 받쳐주면서 허리가 펴지는 전만 커브가 생긴다. (커블체어를) 의자 등받이에서 10~15cm 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앉아있는 내내 사용할 필요는 없고 몇 시간만 간헐적으로 사용해도 허리가 펴지는 자세에 적응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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