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익 4배 늘었는데…토종 OTT 줄줄이 적자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1.04.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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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왓챠 작년 매출 늘었지만 영업손실 확대
한국 매출 2배, 영업익 4배 증가 넷플릭스와 '희비'
"콘텐츠 경쟁력에 성패, 당장의 이익보다 투자"

넷플릭스 이익 4배 늘었는데…토종 OTT 줄줄이 적자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빅3'가 지난해 나란히 적자를 냈다. 시장 확대로 매출은 늘고 있지만 3사를 모두 합해도 넷플릭스의 70%에 못 미쳤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를 보면, 웨이브(wavve)의 지난해 매출은 1802억 원, 영업손실은 169억 원이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85% 급증했으나 영업손실은 23% 늘었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함께 만든 국내 최대 OTT다. CJ ENM에서 지난해 10월 물적분할돼 분사한 티빙(TVING)은 지난해 4분기 155억 원의 매출과 6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을 연간 매출로 단순히 환산하면 약 620억 원 규모다. 왓챠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을 매출 380억 원, 영업손실 155억 원이었다. 전년과 견줘 매출은 73% 정도 증가했으나 적자폭은 커졌다. 토종 OTT 3사 모두 적자를 낸 것이다.

반면, 넷플릭스(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4155억원, 영업이익은 88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1858억5162만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고, 영업이익은 전년(22억3176만원)에 비해 네 배 가까이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유료 구독자가 2억400만 가구에 달하는 세계 최대 OTT다.



아이지에이웍스 데이터아이지에이웍스 데이터
토종 OTT 3사의 매출 총합(티빙 연간 추정 매출 기준)은 약 2800억 원 수준으로 넷플릭스의 67% 정도다. 따로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 KT 시즌(seezn),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 카카오TV,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 전체로 시계를 넓혀 봐도 넷플릭스 1곳보다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국내 유료 가입자 증가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거의 모든 국내 OTT들은 적자다.

월정액 구독 주문형비디오(SVOD)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토종 OTT의 실적 희비는 유료 구독자 등 이용자 수 차이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국내 OTT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사용자수(MAU)는 1001만3283명으로 지난해 1월(470만4524명) 보다 113% 급증했다. 웨이브는 394만8950명, 티빙 264만9509명, U+모바일tv212만6608명, 시즌, 168만3471명, 왓챠 138만5303명 순이다. 넷플릭스의 월간 이용자가 토종 OTT 5대 플랫폼의 합(1179만3841명)가 맞먹는다.

앞으로의 관건은 독점 콘텐츠 경쟁력이다. 넷플릭스는 'K-콘텐츠' 확보를 위해 지난해 국내 매출보다 많은 5500억 원을 올해 투자한다. 콘텐츠 공룡 월트디즈니의 OTT인 디즈니플러스(+)도 3분기 내에 막강한 콘텐츠를 품고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할 전망이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들도 3~5년간 수천억원에서 1조원 대의 콘텐츠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콘텐츠를 강화하고 가입자를 늘려 수익 기반을 닦는 단계여서 실적이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며 "콘텐츠 경쟁력이 OTT 시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국내외 주요 OTT 콘텐츠 투자계획/자료=각 사국내외 주요 OTT 콘텐츠 투자계획/자료=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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