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개봉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기뻐요. 사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아 개봉을 못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라도 관객들을 만날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게 정말 감사하고요. 영화 개봉이 자꾸 미뤄지면서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들긴 하지만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워요. 행복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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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헌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사실 좀 더 어둡고 거친 인물이었어요. 오죽하면 영화 속에서 서복이 ‘민기헌씨는 왜 만날 화만 내세요”라고 말했겠어요? 영화 촬영을 앞두고 대본 리딩을 하면서 감독님이 제 본 모습을 투영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동의했고요. 제 인간적인 면모가 담겨야 관객들이 기헌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앗어요. 그래서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이 교감할 때는 제 실제 모습과 흡사해요. 기헌은 정말 불쌍한 사람이죠. 시나리오 처음 읽었을 때 애정을 갖게 된 시작점은 ’연민‘이었어요.’연민‘에서 모든 관계, 감정이 시작됐어요“
공유는 모든 대중들이 알다시피 ‘케미의 제왕’이다. 그 누구와 호흡을 맞추든지 ‘꿀케미’를 이루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까지 수많은 여자배우들과 차친 호흡을 보이며 상대배우를 빛나게 만들어주면서 자신도 빛나는 특이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자신보다 어린 남자배우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서복’에서 박보검과의 케미도 역시 '명불허전'이다. 영화를 보면 후배 박보검을 향한 배려와 애정이 물씬 묻어난다. 공유는 ‘서복’ 이후 특별출연한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에서도 박보검과 연달아 호흡을 맞췄다.
“박보검은 정말 좋은 배우예요. 군대 가는 날짜가 확정되고 드라마와 영화를 동시에 촬영해야 해. 정말 스케줄이 바빴어요. 곁에서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티를 전혀 안 내고 최선을 다했어요. 정말 대견하고 신통했어요. 박보검은 장점이 매우 많은 배우였어요. 스위트하고 맑고 부드러운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고집스러운 부분도 있고 진중한 면이 많았어요. 촬영 현장에서 선배로서 자극 받는 때도 많았어요. 함께 호흡 맞추면서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던 이미지와 눈빛을 볼 수 있었어요. 군대 다녀와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돼요.(웃음)”
‘서복’은 분명 상업 영화이지만 삶과 죽음, 영생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만년 ‘청춘스타’일 것만 같던 공유의 나이도 이제 사십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러나 공유는 또래의 배우들과 달리 여전히 ‘소년미’를 뿜어낸다. 운동과 시술을 통한 외적 관리와는 다른 내면의 ‘천진난만함’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일 듯싶다. 영화 속 기헌에게서도 섬세하면서 순수한 소년의 느낌이 난다. 진시황도 못 구한 불로초를 구해 삶아 먹은 것일까? 공유는 ‘젊음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수줍어하면서 진지하게 나이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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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연령대가 젊어지는 촬영 현장에서 공유는 후배들을 이끌어갈 최고 선배일 때가 많아지고 있다. 2001년 드라마 ‘학교4’로 데뷔해 쉼없이 달려온 20년. ‘20년차’를 맞는 기분을 묻는 질문을 던지자 공유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는 시크한 대답을 내놓았다. 공유에게 지나온 시간보다 지금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20년을 해왔다는 것에 대해 무슨 감정이 들지는 않아요. 해가 더해질 때마다 그 숫자가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아요. 그냥 무탈하게 한자리에서 버티고 있는 저 자신에게 고마울 따름이에요. 사실 예전엔 저 자신에게 많이 인색했어요. 그러나 이젠 좀 저 자신을 칭찬해주게 된 게 달라진 점이에요. 배우를 시작하기 전 저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냐고요? 글쎄요. (잠시 고민하다) 처음에는 ‘배우를 곡 해야겠니? 다시 생각해볼래?’라고 말할 것 같아요. 그러다 ‘걱정하지마! 네가 생각한 것보다 더 잘될 거야’라고 말할 것 같아요.(웃음)”
최재욱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