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타의 부활, 3월 미국행 '수출만석'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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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타의 부활, 3월 미국행 '수출만석'


대웅제약 (108,300원 ▼900 -0.82%) 보툴리눔톡신 제품 나보타 미국 월간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송 불확실성이 걷히자 현지 영업·판매 확대를 위해 수출 속도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올해 이를 발판으로 한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달 한국의 미국 보툴리눔톡신 수출액은 약 555만달러(약 62억원)로 집계됐다. 전달 보다 50배 이상 늘어난 규모이자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다.

보툴리눔톡신은 주름 개선 등 미용 시술에 사용되는 의약품인데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은 국내 제품은 대웅제약의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가 유일하다. 따라서 대웅제약 나보타의 미국 수출이 지난달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것과 같다.



이 같은 약진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마무리되며 수출이 본격 재개된 영향이라는 것이 업계 해석이다.

미국에서 나보타가 승인되고 수출이 개시된 것은 2019년 3월이었는데메디톡스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고 21개월 나보타 미국 수입금지 등 판결을 거쳐 지난 2월 메디톡스는 엘러간, 에볼루스와 3자 계약을 통해 톡신 분쟁을 합의하며 소송 국면이 마무리 됐다.

소송이 이어진 2021년 2월까지 대웅제약이 미국에 나보타를 100만달러 이상 수출한 달은 13개월에 불과할 만큼 제대로된 현지 시장 공략이 진행되지 못했다. 수출길이 언제든 막힐 수 있다는 불확실성 탓이었다.


이 같은 소송 불확실성 해소 후 첫 수출 시점이 지난 달이었고 수출 확대가 관세청 통계로 확인된 것. 대웅제약은 지난해 전체 나보타 매출의 12% 가량을 지난 달 미국 수출만으로 채운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견된 일"이라며 "미국이 보툴리눔톡신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미국 수출이 재개되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3월 추세대로 수출 약진이 이어지면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한 대웅제약의 실적 턴어라운드도 가능해진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54억원, 170억원으로 전년보다 5.2%, 62%씩 감소했다. 나보타 수출길이 막힌 것은 물론 약 350억원으로 추정된 소송비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대웅제약의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452억원. 이 같은 추정치가 현실화하면 회사 영업이익은 올해 166% 급증하게 된다.

소송 불확실성 제거와 나보타 부활은 대웅제약 신약 연구개발 재활성화로도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폐섬유증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DWN12088'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올해 안에 승인받는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DWN12088는 대웅제약의 파이프라인 중 잠재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웅제약이 처음 개발에 나선 'first-in-class 신약'(세상에 없던 신약)이다. PRS(Prolyl-tRNA Synthetase) 단백질의 활성을 감소시켜 폐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막는 의약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 올해 나보타의 정확한 수출 규모 예단은 어렵지만, 지난 3월을 넘어서는 수출 도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나보타가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어느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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