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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다르다…첫 환율보고서에 '조작국 낙인' 없앤 바이든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4.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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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조작국 지정 유력했던 대만도 '심층분석대상국'…베트남·스위스도 환율조작국 해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후 처음 낸 환율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스위스를 환율조작국에서 해제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이 유력했던 대만도 심층분석대상국가로만 지정했다. 환율조작국 '낙인'을 없앤 이번 보고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국 회유에 방점을 둔 바이든 정부의 환율정책 기조가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희토류 ·배터리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기 전에 연설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희토류 ·배터리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기 전에 연설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바이든 정부, 첫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 없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베트남과 스위스를 환율조각국에서 해제하고 심층분석대상국가로 지정했다. 두 국가는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됐다. 미 재무부는 기준상 환율조작국 지정이 유력했던 대만 역시 심층분석대상국으로만 뒀다. 이에 따라 미 정부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국가가 현재는 없는 상태다.

한국은 중국, 일본과 함께 이전 보고서와 같이 관찰대상국으로 평가됐다. 독일, 이탈리아,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도 관찰대상국 지정이 유지됐다. 여기에 아일랜드와 멕시코를 새로 편입돼 총 11개 국가가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랐다.



미국 정부는 △1년간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 초과, △경상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초과, △외환시장 달러화 순매수 비중 GDP 대비 2% 초과 등의 기준을 모두 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2개 이상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한다.이 같은 평가는 매년 두 차례(4월, 10월이나 지난해에만 이례적으로 12월) 미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를 통해 공개된다.

환율조작국 지정은 상징적인 조치에 가까워 당장은 불이익이 없다. 그러나 지정된 교역 상대국은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해야 하고, 지정 1년 후에도 기준 상회 상태이면 관세 등을 통한 보복이나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 미 정부의 직접적인 조치가 없다 하더라도 외환시장을 통해 자국 통화의 환율이 즉각 영향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번 환율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내는 첫 환율보고서라 이목을 모았다. 바이든 정부의 향후 환율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격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보고서에 '환율조작국'이 사라진 점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정부와는 환율정책에서 다른 기조를 취할 것임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교역상대국에 대한 압박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환율조작국이란 낙인을 없애 회유적·유화적인 기조를 강화했다는 게 주된 평가다.

트럼프와 다르다…첫 환율보고서에 '조작국 낙인' 없앤 바이든
대만 환율조작국에 안 넣은 바이든 정부…환율보고서 정치화한 트럼프 정부와 '다르다'
특히 대만의 경우 미 정부의 3가지 기준에 모두 명확하게 부합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던 터였는데 환율조작국 자체를 없애는 방식으로 미 정부는 이를 피했다. 지난해 대만의 대미 무역흑자액은 전년도 보다 70억달러 더 늘어난 299억달러며, 수출 호조에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11%로 확대됐다. 이미 두 가지 기준은 넘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지난달 대만 당국은 지난해 외환시장 순매입액을 직전해(55억달러)의 6배가 넘는 391억달러로 공표했다. 391억달러는 GDP의 5.8%로 미국 정부 지정 기준(2%)을 대폭 상회하는 규모다. 양진룽 대만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달 직접 "미국 정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3가지를 모두 총족했다"며 자국이 미 정부로부터 환율조작국에 지정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재무부 환율보고서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회유적인 톤을 보였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 고조됐던 동맹국들과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국제경제와 외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결적 접근 대신 상대국과의 무역관계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이번 결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또 NYT는 트럼프가 양자 무역 불균형에 집착해 미국과 교역국들간 사이를 멀어지게 했던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2019년 미중갈등이 격화하는 국면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가 5개월만에 이를 해제해 환율보고서를 '정치화' 했다고 비판받았다. 중국과의 무역협정에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환율조작국 지정을 단행했다는 비판이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정부가 첫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거라 보도하면서 중국과의 새로운 충돌을 피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 역시 중국을 견제·압박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방식에 있어서는 트럼프와 행정부와 비교해 원칙을 준수하는 길을 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 담당 책임자를 지냈던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NYT에 "이번 보고서는 환율보고서를 정치적 수단으로 휘둘렀던 트럼프 정부의 접근과 비교할 때 무역 상대국의 통화 관행을 평가하는데 있어 더 신중하고 분석적인 기조를 채택했다"며 "바이든 정부의 환율보고서는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분석적으로 균형잡힌 평가를 하기 위한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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