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전하고 "갑질 죄송"…택배기사 지지한 고덕동 아파트 주민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1.04.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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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대란'이 불거진 고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이 택배노조를 응원하며 사온 음료수(좌)와 지지 문자(우)/사진 = 택배노조 측 제공'택배 대란'이 불거진 고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이 택배노조를 응원하며 사온 음료수(좌)와 지지 문자(우)/사진 = 택배노조 측 제공


단지 내 택배 차량(탑차)의 지상 출입을 금지한 서울 고덕동의 아파트 입주민들 중 일부가 개별배송을 중단한 택배기사들에게 지지 문자를 보냈다.

16일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에 따르면 일부 입주민들이 지난 14일부터 해당 아파트의 개별배송을 중단한 기사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합의점을 찾길 바란다' '아파트의 갑질에 사과드린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 문자는 택배기사가 발송한 '단지 앞까지만 물품이 배송돼 죄송하다'는 알림의 답장이다. 일부 입주민은 아파트 입구에서 물품을 비치하고 항의 집회를 열고 있는 택배기사들을 찾아 음료수를 전달하거나 지지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앞서 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이 아파트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민들이 배송을 중단한 택배기사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 기사들의 피해가 극심하다"며 "일부 입주민들은 '택배가 분실되면 책임질 것이냐' '신고하겠다' 등의 항의 문자를 계속 보내고 있다"고 했다.



결국 택배노조는 이날부터 개별배송을 중단한 택배기사들이 집 앞 배송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아파트 입구에서 농성장을 설치하고 매일 밤 촛불집회를 여는 등 다른 방식으로 항의에 나설 계획이다.

강민욱 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우리를 비난하는 입주민들도 있지만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입주민들도 많다는 의미"라며 "이런 문자들이 택배기사들에게는 굉장한 힘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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