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은 3분의1, 생산은 3배" '세계 최고' 노리는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공장 가보니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4.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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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2025년 세계 1위 목표 내건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이상영 공장장이 제조라인에서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이상영 공장장이 제조라인에서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품질관리 수준은 최고 수준입니다. 공장 자동화를 통해 생산을 최적화하고 안전성도 높였습니다. 구미공장과 비교하면 인력도 3분의 1 정도로 감축돼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지난 13일 찾은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은 첨단 기술의 집약 그 자체였다.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는 배터리 출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다. 양극재 광양공장은 그중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과 얼티엄셀즈 등에 공급하는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한다.



양극재 공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람이 없는 것. 축구장 20개 크기에 달하는 넓은 공장 부지에서 일하는 직원은 80여명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광양공장은 연간 3만톤의 양극재를 생산 중인데 연산 1만톤 규모인 구미공장보다 인건비를 훨씬 줄였다. 포스코그룹의 제조, 건설, ICT(정보통신) 역량을 결집시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한 덕분이다.

양극재 광양공장은 최초 원료 투입부터 제품 생산, 출하 관리까지 전 공정을 무인화해 소재 사업에 최적화된 생산 공정과 체계를 갖췄다. 공기 이송장치 등을 적용해 물류의 운반 속도를 높이고 실시간으로 품질과 제품 정보도 관리한다.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에서 에어슈팅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이 가동되는 모습/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에서 에어슈팅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이 가동되는 모습/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특히 배터리 업계에서 최초로 적용한 실시간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 '에어슈팅'은 대표적인 스마트 공정이다. 에어슈팅은 생산 공장과 품질분석실을 강한 공기압력이 흐르는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제조 현장에서 채취한 제품 샘플 캡슐을 초당 5m의 속도로 빠르게 이송한다. 공장 전체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제품은 30초 이내면 분석실에 도착한다. 연구원들은 샘플 성분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하고, 공정과 품질 개선에 활용한다. 고객사에서도 샘플 검사를 요청하면 즉각 결과를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양극재 광양공장은 이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설비인 소성로 내부 배열을 개선하고 시간당 가공량을 늘리는 등 공정 개발 최적화를 지속해왔다. 그 결과 양극재 광양공장의 생산 효율성은 건설 초기인 2018년 보다 91% 이상 높아졌다. 원료 투입부터 생산 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48시간으로 단축됐다.

포스코케미칼 광양공장에서 AGV가 공정에 원료를 투입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포스코케미칼 광양공장에서 AGV가 공정에 원료를 투입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AGV(무인운반지게차)를 이용한 완제품 운반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AGV는 MES(통합생산관리시스템)와 연계돼 실시간 물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3만톤 생산라인에 총 12대가 운영되고 있다. 저장능력 5387톤 규모의 물류창고도 자동화됐다. 창고 입·출하부터 제품 포장까지 자동화돼 작업속도가 빨라지고 오류가 적어졌다.


공장 관계자는 "제품 공급 협의를 위해 방문한 고객사가 가장 관심 있게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자동화된 공정과 품질관리 체계"라며 "포스코케미칼이 배터리 안정성과 직결된 품질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생산원가를 낮추고 있다는 점이 다수의 고객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3단계 증설 현장/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3단계 증설 현장/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광양공장은 총 4단계까지 증설을 진행 중인데 이날 취재진은 3단계와 4단계 증설 공사 현장도 방문했다. 4단계는 바닷가를 매립한 부지 위에 지어지기 때문에 지반 침하 영향이 없게 지반을 보강하는 공사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3단계는 2022년 완공, 4단계는 2023년 완공된다. 4단계까지 완공되면 2023년까지 양극재를 연간 9만톤 양산할 수 있다. 양극재 9만톤은 60kWh(키로와트시)급 전기차 배터리 100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케미칼에 따르면 3단계부턴 현재 공정을 돌리고 있는 2단계보다 생산성이 97% 증가한다. 양극재 경쟁력의 핵심은 소성로에 얼마나 많이 투입할 수 있는지가 결정한다. 소성로 공정은 양극재 원료를 용해시켜 원하는 성분대로 석출한 전구체를 리튬과 섞어 열처리하는 공정이다. 3단계부턴 소성 전에 수분을 날리는 예비소성 단계를 넣어서 생산성이 대폭 증가할 수 있게 된다.

향후 포스코케미칼은 광양공장에 구축한 경쟁력 있는 공정 모델을 국내외에 증설하는 공장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025년까지 글로벌 1위 수준의 양극재 양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2021년 4만톤의 연산 능력을 2025년 27만톤, 2030년 4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2025년까지 국내에 16만톤 양산체제를 완성하고, 중국과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도 11만톤까지 신속한 투자를 단행해 연산 27만톤의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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