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과정에서 전체 공모물량(2295만주)의 절반이 넘는 1262만여주가 기관투자자에 배정됐다. 이 중 의무보유 확약이 없었던 물량은 186만여주에 불과했고 나머지 1076만여주를 받아간 기관들이 의무보유 확약을 걸었다. 의무보유확약은 상장기업 등의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가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약속을 말한다.
이 때문에 주가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날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13만2000원이다.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 상한가 직행)'을 기록한 16만9000원과 비교하면 낮지만, 여전히 공모가(6만5000원)보다는 2배 이상 높다. 기관들의 차익 실현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앞서 15일 확약 물량이 풀린 지난 2일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1.26% 하락했다. 이날 풀린 물량(36만4380주)이 기관 배정 수량 대비 2.89%로 크지는 않았음에도 소폭 내린 것이다. 이날 기관은 4만6534주를 순매도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다른 공모주를 보더라도 비슷하다. 지난해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 (81,900원 ▼2,500 -2.96%)은 26만2500주(기관 배정물량의 1.99%)가 풀린 상장 1개월 뒤 주가는 3.85% 급락했고, 170만5534주(12.91%)가 풀린 3개월 뒤엔 무려 10% 넘게 빠졌다. 6개월이 지나 492만3063주(37.25%)가 풀린 날에도 8.58%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 (20,750원 0.00%)도 상장 1개월 뒤 기관배정 물량의 38.65%가 풀리며 주가가 7.36% 빠졌다. 3개월 뒤에는 3.37% 내렸다.
그러나 무조건 의무보유확약 해제일에 주가가 내리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 15일 하이브 (228,000원 ▼500 -0.22%)(옛 빅히트)는 6개월 의무보유 해제일을 맞아 106만3100주가 시장에 나왔지만, 이날 주가는 6% 넘게 올랐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둔 점과 향후 성장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하이브는 미국 레이블 이타카 홀딩스 인수를 위해 4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다만 그새 주가 상승으로 신주발행가액(19만7500원→20만원)이 높아지면서 유상증자 규모도 4456억원으로 늘었다.
신주 배정기준일은 오는 19일이다. 이번 주가 상승은 의무보유 해제보다 증자 전 신주를 배정받기 위해 몰린 수요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해외 시장을 겨냥한 하이브의 행보도 기업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다.
결국 대규모 물량이 단기 급락을 가져올 수는 있으나, 관건은 앞으로의 성장성이라는 조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반기 중 노바백스 백신 품목허가, 원·부자재 추가 확보, 수율 증대 등을 토대로 오는 3분기까지 2000만회분(1000만명분)까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공급 부족에 따른 CMO(의약품위탁생산) 물량 확대 및 백신 국산화·내재화 필요성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국내 헬스케어 업종의 추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재평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