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삼성전자.LG화학 배당 늘리는데…'배당금 0' 신뢰 깬 기업들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21.04.18 07:00
의견 1

글자크기

[행동재무학]<350>장기 투자자는 안정적인 배당정책 선호…급격한 배당정책 변화로 투자자 신뢰 흔들

편집자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삼성전자.LG화학 배당 늘리는데…'배당금 0' 신뢰 깬 기업들




"올해는 배당이 없습니다."

지난해 배당을 지급할 여력이 부족해 올해 2020 사업연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배당 '제로' 코스피 상장기업이 총 34개에 이른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로 배당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막상 100% 배당 컷(삭감) 소식을 접한 뒤엔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삼성전자나 LG화학 등 상당수의 기업이 배당을 대폭 상향한 것을 보면서 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많은 코스피 기업이 '배당 잔치'를 벌이는 것을 보면서 배당 '제로' 기업의 투자자들은 '나만 소외'된 것 같은 불만을 안고 있다.



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을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2020 사업연도 결산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은 총 530개, 624개 종목(우선주 포함, 리츠·ETF 제외)에 달한다. 이 가운데 케이씨씨글라스 (63,500원 1000 +1.6%) 등 총 10개 기업이 올해 첫 결산배당을 실시하고, 한국전력 (23,900원 150 +0.6%) 등 총 21개 기업이 작년에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가 올해 배당을 재개했다.

삼성전자.LG화학 배당 늘리는데…'배당금 0' 신뢰 깬 기업들
530개 코스피 기업이 올해 지급하는 결산배당금 총액은 33조813억원으로 작년보다 13조1346억원 순증했다. 배당금총액 순증가율은 66%다.

이 가운데 작년보다 배당을 늘린 기업은 총 257개 기업, 302개 종목(우선주 포함, 리츠·ETF 제외)에 달한다. 늘어난 배당금총액은 14조3612억원이다.

예컨대 올해 삼성전자 (80,100원 1600 +2.0%) 결산배당금은 특별배당을 포함해 작년보다 10조7188억원(우선주 포함), 446% 늘어났고, LG화학 (854,000원 4000 +0.5%)은 6248억원(우선주 포함), 407% 증가한 결산배당을 지급한다. SK하이닉스 (118,500원 1000 +0.8%)현대모비스 (275,000원 2000 -0.7%)의 결산배당금은 각각 1163억원, 898억원 늘어났다.

코스피 상장기업 가운데 배당금 증가율 1위는 세진중공업 (6,650원 300 +4.7%)으로 올해 결산배당이 986% 늘었다. 그 다음으로 천일고속(608%), 삼성전자(446%) 순으로 배당금 증가율이 높았다.

삼성전자.LG화학 배당 늘리는데…'배당금 0' 신뢰 깬 기업들
반면 강원랜드, SK이노베이션 등 총 34개 기업은 배당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올해 결산배당을 중단했다. 이들 배당 '제로' 기업의 배당컷 총액은 -6067억원에 달한다.

배당 '제로' 기업 가운데 배당컷 총액이 가장 큰 강원랜드 (25,950원 350 +1.4%)는 작년에 1825억원의 결산배당을 지급했으나 올해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 (269,000원 11000 +4.3%)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6월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는데 올해 결산배당마저 중단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과 금융당국의 압력 등을 이유로 우리금융지주, 기아 등 총 171개 코스피 기업이 배당금을 삭감했다.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는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제한 권고로 결산배당금을 대폭 축소했는데, 우리금융지주 (11,100원 50 +0.5%)(-2456억원), KB금융지주(-1714억원), 신한지주(-777억원), 하나금융지주(-729억원) 순으로 배당 삭감액이 컸다. 일반 기업 가운데 기아 (82,600원 800 +1.0%)(-601억원), 웅징씽크빅(-331억원)의 배당 삭감액이 컸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순이익 변동에 관계없이 장기 안정적인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재무학에서는 이를 '안정배당정책'(stable dividend policy)이라 부른다. 특히 장기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선 안정배당정책이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배당 삭감은 시장에서 부정적인 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에 상장기업은 순익이 감소해도 웬만해선 배당을 줄이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마찬가지로 순익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할 경우에도 정기배당을 크게 늘리기 보다는 특별배당을 실시하는 경향이 크다. 일반적으로 상장기업은 급격하게 정기배당을 조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실적이 크게 악화해 배당 여력이 예상 수준 이하로 내려갔을 땐 배당을 삭감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기업이 미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을 때에도 배당을 축소할 수 있다.

상장기업의 배당 삭감 결정은 기업의 현금흐름이 크게 악화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이 뒤따른다. 재무학에서는 이를 '배당신호이론'(dividend signaling theory)이라 부른다. 그런 의미에서 100% 배당 컷 결정은 최악의 신호다.


그렇기 때문에 배당 중단 결정은 부득이한 경우에 마지막 카드로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기 투자자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이 떠나고 기업가치는 추락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돼 올해 결산배당을 중단한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많은 실망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줬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배당 여력이 없어 올해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못할 정도로 현금흐름이 좋지 않았던 만큼 올해는 실적 회복이 급선무다. 그래야 내년엔 배당 '제로' 기업이라는 오명을 떨쳐 버릴 수 있다.
나의 의견 남기기 의견 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