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힘주는 유통사들…유통업계, ESG 경영 닻 올랐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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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역할 커지면서 유통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박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오는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이마트 성수점과 주변에서 플로깅을 실천했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오는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이마트 성수점과 주변에서 플로깅을 실천했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의 책임 요소를 넘어 생존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업체들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통산업은 소비자의 삶에 가장 밀접한 산업인 만큼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ESG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유통업체들은 '사회 공헌' 활동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그룹사별로 각기 다른 전략을 세워 사회 공헌에 나서는가 하면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단순 기부나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해당 기업의 특성과 인프라를 활용한 활동으로 임직원 또는 해당 브랜드의 소비자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유통 각 계열사가 나서 경쟁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신동빈 롯데 회장이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ESG경영의 중요성을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신 회장은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힘주는 유통사들…유통업계, ESG 경영 닻 올랐다
신 회장의 ESG경영 언급 이후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2030 ESG 경영전략'을 담아 발표한 뒤, △임직원 헌혈 캠페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그림 담은 음료 출시 △쪽방촌에 식료품 등 후원 등을 이어나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여성 우울증 예방과 인식 개선을 위한 '리조이스 캠페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롯데하이마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 도서 제작 △중소업체가 만든 국내 혁신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한 '혁신상품 체험관' 운영 등에 나섰다.



현대백화점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ESG경영 중요성 언급 이후 각 계열사들이 ESG에 적극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 회장은 앞서 2021년 신년사에서 그룹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겠다며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각 계열사별로 결식우려 아동·보호종료 아동 등 소외계층 대상 맞춤형 지원과 순직 소방관 유가족 대상 장학금 전달, 식목일에 교실 숲을 조성, 저소득층 미혼모 자립 지원금 전달 등을 실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신세계백화점은 영세 디자이너 브랜드의 재고 매입, 지역 특산물을 구매해 사은품으로 증정 △이마트는 취약계층에 노트북 기증 △이마트24는 아동복지시설에 먹거리 나눔 등으로 각 계열사들이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특히 두드러지는 건 신세계그룹은 오너가 전면에 나서 ESG경영을 직접 실천·홍보한다는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오는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이마트 성수점과 주변에서 플로깅을 실천했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장바구니를 들고 직접 쓰레기를 주워 담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오는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이마트 성수점과 주변에서 플로깅을 실천했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오는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이마트 성수점과 주변에서 플로깅을 실천했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업계는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들이 '미닝아웃'(소비자 운동의 일종으로, 정치적·사회적 신념 등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 트렌드를 이끌며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데다가 유통산업이 소비자의 생활과 밀접한 만큼 단순 기부가 아닌 소비자와 함께 실천하는 방식으로 사회공헌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소비자가 구매를 통해 능동적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사회공헌 힘주는 유통사들…유통업계, ESG 경영 닻 올랐다
예컨대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LG전자 상품을 구매하면 결제 금액 1%를 기부 △인터파크에서 도서와 함께 기부팔찌를 구매시 루게릭 환우를 위한 병원 건립기금에 기부 △미니스톱 소프트크림 구입시 판매수익의 1% 기부 △이마트에서 LG전자 노트북 구입시 대당 2만원 적립해 기부 등의 방식이다.

다만 우리 기업들이 'ESG' 중 G(지배구조)영역보다 상대적으로 개선이 쉬운 E(환경)·S(사회공헌)에만 힘을 쏟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ESG 중 어떤 분야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당장 착수를 해서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것(E·S)을 먼저 진행하는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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