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머니투데이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2021.04.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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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의 조직문화

왜 일하는가?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가이자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은 그의 저서 『왜 일하는가?』에서 "아무리 힘겨운 일이라도 가족처럼, 연인처럼 사랑한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온다. 그 일을 사랑한다면 매일 똑같은 일을 해도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늘 고민하기 때문이다. 일에 대한 강한 집념과 애정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일해도 절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이나모리 회장의 바람과는 반대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일을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무거운 짐'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도 불만이고, 모시고 있는 상사도 불만이다. "이러니까 중소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야!"라며, 입만 열면 자신이 다니고 있는 직장 욕을 해대는 이도 있다. 이런 현상은 중소기업에만 나타나는 특징은 아니다. 3년 전에 어느 대기업의 간부들을 모아 놓고 조직문화 개선 워크숍을 주관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기업의 간부들도 다른 기업에 비해 불만이 많으면 많았지 더 적지는 않았다.



조직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은 잡코리아의 설문에서도 입증이 되었다. 수년 전,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우리나라 직장인 568명을 대상으로 <좋은 직장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설문 조사한 자료를 보면, 10명중에 7명은 "지금 다니는 직장에 대한 불만과 함께 언제든지 회사를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을 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만족보다는 불만족을 먼저 생각하는 심리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70%에 해당하는 불만족의 비율은 조금 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느냐에 따라 그곳이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앨랜 랭어Ellen Langer) 교수의 실험이 이를 증명한다. 그녀는 보스턴 시내의 각 호텔을 돌며 비만으로 고생하는 호텔 청소부 42명(A그룹)과 결손가정에서 자란 청소부 42명(B그룹)을 모집한 후, 어느 특정한 매개변수를 가한 후에 그들의 행동변화를 관찰했다. 비만으로 고생하는 A그룹에게는 하루에 15개의 방을 치우는 것은 2시간반의 운동량과 같다고 설명한 후 업무에 임하는 자세와 신체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결손가정 출신의 B그룹에게는 깨끗한 객실에 만족을 느끼고 떠나는 가족고객의 사연을 영상편지로 만든 후에 그 객실을 담당했던 청소부에게 보여주었다.



한 달이 지난 후에 호텔을 다시 방문한 랭어 교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A그룹은 체지방 감소는 물론, 매끈하고 탄력 있는 피부와 함께 모든 질병에서 해방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가족과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B그룹 42명에게도 나타났다. 비디오를 통해 깨끗한 객실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가족들의 모습을 본 B그룹의 멤버들은 이전보다 더 세심하게 객실을 돌보기 시작했다. 심지어 사비를 털어 객실에 꽃을 사서 갖다 놓는 멤버들도 있었다.

'호텔 청소부들의 긍정적 변화' 실험은 조직관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의미있는 시사점을 안겨준 중요한 실험이다. 직원들에게 어떤 동기를 갖게 하느냐는 조직이 고민하는 가장 중요한 테마이기 때문이다. 이기적 기쁨이 되었든 이타적 기쁨이 되었든 나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동기부여는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내가 하는 일의 강력한 추진제가 된다. 끌려가는 삶이 아닌 나의 주도에 의해 리딩하는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일에 대해 동기부여를 찾아야만 한다. 조직이 찾아 주면 좋겠지만 현재의 환경에서 본인 스스로가 우선 찾아보는 것이 먼저이다. 스티븐 코비 박사의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에서 언급된 첫 번째 습관이 '자기주도'이기 때문이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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