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못됐다"...고덕아파트 택배기사가 받은 문자폭탄, 배송 재개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1.04.1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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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국택배노동조합 제공/사진=전국택배노동조합 제공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배달차량 지상 진입을 금지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에 이틀 만에 세대별 배송을 재개한다. 노조 측은 "항의전화와 문자에 시달리는 조합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16일 오후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일시중단하고 정상배송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아파트 입주민 측이 대화를 거부한다며 단지 앞 배송을 실시한다고 발표한지 이틀 만에 입장을 바꿨다.



택배노조는 "해당 택배노동자 조합원들에게 비난, 항의, 조롱 등의 과도한 문자·전화가 이어지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심각한 정신 피해를 호소했다"면서 "조합원을 보호하는 주동적 조치로 단지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노조 측이 공개한 문자 내역에 따르면 입주민들은 "본사에 민원 넣겠다," "손해 발생 청구하겠다," "다른 택배사는 잘하는데 왜 타 기사 끌여들여 피해주는냐," "참 못됐다"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를 연이어 보냈다.



노조 측은 이에 "경찰과 관할 지자체에 수백건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고 분노스러운 상황"이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아파트 갑질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힘 모아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배송을 재개하는 대신 택배노조 측은 갑질문제 해결을 위해 농성장을 설치하고 매일 밤 촛불집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CJ대한통운, 한진 택배노동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더 광범위한 개별배송 중단을 만들어 가겠다며, 택배사 측이 아파트를 배송불가지역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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