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주린이 마음 흔든 토스증권, 실탄도 '두둑'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4.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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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토스증권 리더(대표이사)박재민 토스증권 리더(대표이사)


토스증권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올해 들어 벌써 세 차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달에만 유상증자로 15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실탄을 두둑이 마련해 '주린이'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1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에게 현금을 받고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을 말한다.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이자나 원금 상환 부담없이 회사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토스증권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의 100% 자회사다.



토스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액면가 5000원의 주식 200만주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토스증권은 지난 8일에도 총 50억원 규모(주식수 100만주)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지난해 11월 증권업 본인가를 받은 이후부터는 네 번째 증자다. 지난해 11월엔 130억원(주식 수 260만주), 지난 2월에는 100억원 규모(주식 수 200만주)의 증자를 단행했다.



자본금 1.5배 증가…인프라 설비·인재 확보에 쓴다
이로써 지난해 자본금 470억원에서 올해 세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은 72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토스증권 경쟁사로 자주 거론되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자본금 규모(772억원)와도 비슷한 수준이 됐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해 72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토스증권에 지속해서 힘을 싣는 모양새다.

토스증권은 향후에도 추가 증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두둑한 실탄은 소프트웨어, IT 인프라 설비 등 운영자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또 인재 확보에도 힘쓴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지난 2월 간담회에서 "현재 90명인 인력 규모를 올해 2배 이상 늘린 180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 큰 임직원 성과제도는 토스가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큰 이점이다. 토스는 전 계열사 모든 정규직에게 1억원 가치의 스톡옵션(주식기준보상제도)을 지급한 것으로 유명하다. 토스증권은 이를 특정 기간에 기업이 내건 목표를 달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성과보상체계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으로 변경했다.


한달만에 100만계좌 돌파…해외주식 서비스 곧 오픈
/사진제공=토스증권/사진제공=토스증권
최근 토스증권의 성장세는 심상치 않다. 지난달 15일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일반에 공개한 뒤 한달만에 신규 주식 계좌수 100만 계좌를 돌파했다.

단순한 선 그래프 이외 다양한 차트·수급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고 심도 있는 리서치 자료가 부족한 점 등 불편함도 많지만, 별도 앱 없이 기존 토스 앱으로 거래를 할 수 있고 다른 증권사에 비해 시각적으로 단순하고 거래가 편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무엇보다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주식 1주 선물받기' 이벤트가 주린이 마음을 사로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주식 1주 선물받기 이벤트는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무작위 추첨으로 주식 1주를 지급하는 행사다.

현대차, 삼성전자, NAVER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포함한 26개 종목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오픈과 동시에 투자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됐다. 지난 14일에는 하루에만 50만개 계좌가 신규로 들어왔고 이에 따라 일부 접속 지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토스증권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는 해외주식서비스도 시작한다. 다만 당초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도 함께 추진하려 했지만, 금융당국이 현재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신규 진입은 막아놓은 상태라 이는 서비스 도입 이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등 2곳에서만 해외 소수점 매매 규제를 완화해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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