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이오랩 "올해 기술이전 3건 목표"…마이크로바이옴 선두 지킨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4.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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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후보물질 3건 임상 2상 진입 계획

박철원 고바이오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박철원 고바이오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자체적인 신약 발굴 플랫폼을 갖춘 덕분에 아시아에서 첫 번째, 세계에서 10번째로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총) 신약 임상시험 2상에 진입했습니다. 올해는 국내, 중국, 글로벌 등에서 최대 3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고바이오랩 사무실에서 만난 박철원 고바이오랩 (7,510원 ▲10 +0.13%) 대표(각자대표)는 고바이오랩의 경쟁력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고바이오랩은 2014년 8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인 고광표 대표가 설립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전문 회사다. 현재 각자 대표 체제로 고 대표는 기초연구 분야와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박 대표는 LG화학, CJ제일제당, 알보젠코리아에서 연구개발본부장 등을 지낸 경험을 살려 임상, 사업개발을 이끌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모든 환경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그 집합을 뜻한다. 특히 장(腸) 안에 있는 미생물이 다양한 세포와 상호작용을 하고, 질병에 큰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은 '질병의 열쇠'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표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스는 필수 건강기능식품으로 자리를 잡았고, 게임체인저를 노리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회사들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만드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수많은 장내미생물 중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는 물질을 찾아내고, 원리(기전)를 밝히기가 쉽지 않아서다. 또 장내미생물이 생균(生菌)인 만큼 동일한 품질로 치료제를 대량생산하기도 까다롭다.

고바이오랩은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국내 업체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세계에서 10번째로 임상 2상 시험에 진입했다.

고바이오랩은 특정 질병에 효과가 있는 장내미생물을 쉽게 찾아낼 수 있도록 신약 발굴 플랫폼을 만들었다. 3000명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활용해 일종의 도서관을 만들고, 5000개의 미생물·유전체 정보가 들어 있는 바이오뱅크를 확보했다. 마이크로바이옴 도서관을 활용해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바이오뱅크에서 이에 해당하는 균주 후보군을 찾으면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또 대량생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균뿐 아니라 장내미생물 등이 분비하는 유효물질에도 주목했다. 이는 생균이 아닌 단백질 등의 물질이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처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고바이오랩은 최근 세계 최초로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 균주가 분비하는 '식욕 억제 호르몬 조절 단백질'을 확보하고, 이 단백질이 어떻게 대사질환을 개선하는지 밝혀내 주목을 받았다. 해당 연구는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 5월호에 대표 논문을 실릴 예정이다.

박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등을 통해 계속해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고, 유효물질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후보물질 8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건선 치료제 'KBL697'은 지난해 8월 아시아 업체 후보물질 중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박 대표는 "염증성장질환 치료제에 대한 미국 임상 2상을 곧 신청하고, 천식·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미국 임상 2상도 하반기에 신청할 것"이라며 "올해 3개 후보물질이 임상 2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바이오랩의 기술력은 국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국내 한 제약사와 비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는 것을 협상 중이다. 중국 제약사와도 신약 후보물질의 중국 판권을 기술이전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임상에 들어가는 후보물질에 대해 중국 회사들의 관심이 높다"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회사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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