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③ '괴물' 김신록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배우 되고 싶어"

뉴스1 제공 2021.04.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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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배우 김신록/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이승희 © 뉴스1배우 김신록/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이승희 © 뉴스1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JTBC 금토드라마 '괴물'(극복 김수진/ 연출 심나연)이 지난 10일 막을 내렸다. '괴물'은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지며 만양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심리 추적 스릴러다.

배우 김신록은 이 작품에서 이동식(신하균 분)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박정제(최대훈 분)와도 오랜 시간 절친으로 지내온 오지화를 연기했다. 오지화는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태권도 국가대표였지만 부상 후 특채로 경찰이 되어 문주경찰서 강력계 팀장이 된 캐릭터이기도 하다.



'괴물'에는 다양한 군상의 '괴물'들이 등장한다. 자신의 동생 이유연의 실종 사건에 얽힌 진실을 밝히고 20년동안 일어난 만양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어야만 했던 이동식, 자신이 끝없이 괴물인가에 대해 고민을 던지는 한주원(여진구 분)이 대표적이다. 이들과 달리 오지화는 '괴물'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 역시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던지는 인물이다.

김신록은 이러한 오지화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냄과 동시에 풍부한 내면 연기로 '괴물'의 중심을 제대로 잡아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연극계 생활을 통해 쌓아온 공력을 '괴물'을 통해 폭발적으로 발산한 김신록이 앞으로 어떤 연기 행보를 이어갈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신록은 최근 '괴물' 종영 후 뉴스1을 만나 '괴물'에 대한 이야기와 연기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연기 괴물'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가히 '괴물' 같은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신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김신록 /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이승희 © 뉴스1배우 김신록 /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이승희 © 뉴스1
<【N인터뷰】②에 이어>

-오지화라는 인물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주요 인물들은 피해자거나 가해자거나 사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인물이다. 오지화는 그들의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이다. 가까운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 있어야 했다. 또 오지화는 무엇을 믿고 가야하는지 고민하는 인물이었다. 오지화는 어떤 믿음을 갖기 어려운 인간이다. 믿기 어려운 순간들이 오고, 그 상황에서도 믿음을 가지기 어려운 인간이 어떻게든 믿음을 가지려고 지켜내려고 발버둥 치는 인물인 것 같다. 사건 당사자 주변에서의 관점이 가질 때 역동성이 생기겠다 싶었다. 오지화가 운동을 하다 다쳤다는 개인의 사연이 없었으면 역동성을 가지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본인에게 오지화라는 인물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연극과 드라마 속의 인물을 만나는 시간성이 다르다. 연극은 하나의 작품을 두고 끝까지의 내용이 다 나와있으니깐 인물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나 모든 것을 배우가 다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걸 알수가 없다. 그게 어렵더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믿음을 가져야 한다. 또 드라마는 인물이 배우의 시간성을 앞질러 간다. 배우가 앞으로 일어나는 일은 모르지만 역할은 이미 대사를 한다. 16부작으로 모두 출연하니깐 이렇게 되는구나를 느꼈다. 앞으로도 잘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을 하다 늦게 매체 연기를 하게 됐는데

▶연극을 좋아했고 거기서 할일이 많았다. 굉장히 바쁘게 지냈다. 그리고 가끔 한 번이나 두 번 매체에서 작은 역이나 해봤을 때 재미가 없었다. 연기를 잘 몰랐을 때이기도 했다. 너무 연기를 모르는 상태에서 너무 작은 역할을 했을 때 연극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연극을 열심히 했다. '방법' 출연 제안이 들어왔을 때 한 번 해보자 생각하고 연기를 했는데 비로소 재밌는 거다. 나도 아는 게 있고 또 그만큼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였으니 제 몫으로 할 수 있었다.

-서울대 지리학과 출신인데 어떻게 연기로 전향을 하게 됐나.

▶연극 동아리 출신이고 사회대 연극반을 했다. 아버지가 저 태어나기 전에 연극배우셨다고 하더라.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가 우정출연 형식으로 무대 서는 걸 봤다. 지역에 있는 극단에 데려가서 연극도 보여줬다. 연극을 배우라는 게 아니라 인생을 배우라는 거였다. 그렇게 연기라는 것도 해보고 연극배우라는 것을 처음 꿈꿨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나.

▶아주 폭넓게 해보고 싶다. 정말 3류의 인물부터 품위 있는 인물까지를 해보고 싶다. 정말 밑바닥부터 밑바닥 인생을 모르는 사람까지 말이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리고 어떻게든 나의 생각과 인물의 생각과 관객들의 생각이 서로 교차하고 부딪히고 만나지면서 피드백이 오고가는 연기를 하고 싶다.

-앞으로 시청자들에 어떻게 다가가고 싶나.

▶연극에서는 관객이란 말에 대해 2018년 연극계 미투를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 때 관객분들이 나와서 '보이콧을 하겠다'라고 시위를 한 적이 있다. 관객이라는 어둠 속에 있던 익명의 존재가 아니라 정말 살아있는 존재라는 인식이 생겼다. 연극은 관객과 함께 만드는 것이구나라는 인식이 생겼다. 드라마를 해보니깐 대중이라고 막연하게 두려워하던 이들이 그분들의 피드백을 보면서 한 분 한 분 살아있고 의미있는 존재들이구나를 느꼈다. 그래서 저도 드라마라는 매체를 통해서 두려움보다 설렘으로 이 만남을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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