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IT 업계에서는 경기도를 시작으로 한컴의 핵심 고객인 공공기관들 사이에 '탈(脫) 한컴' 움직임이 일자 한컴이 변화를 결정한 것으로 본다.
정기패치가 업데이트 된 최신 한글 프로그램에서 문서를 기본 저장 옵션으로 저장하면 확장자 '.hwp'가 아닌 '.hwpx'를 문서로 저장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이 당초 '.xls'확장자에서 최근 '.xlsx'로 저장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기존 '.hwp'로 저장된 문서는 평소처럼 로컬 PC에서 읽고 편집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hwp'로 저장하려면 별도 확장자 지정을 해야한다.
따라서 별도 전처리 과정 없이도 알고리즘으로 데이터 분류와 추출을 할 수 있다.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에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같은 파일 형식은 특정 소프트웨어에 종속되지 않고 호환성이 높으며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에서도 읽을 수 있다. 한컴은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와 함께 국제표준화기구(ISO)에 HWPX를 국제 한글문서 표준으로 지정하기 위한 협력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컴오피스2020 /사진=한글과컴퓨터
이 지사는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클라우드 시대의 웹문서 작성 프로그램과 오픈소프트웨어 도입을 확대해 2022년까지 디지털 문서 표준화를 이루도록 하겠다"며 "도 홈페이지와 산하 공공기관의 웹 서비스에 첨부하는 문서는 개방형 워드 문서형식(.odt)과 국제표준문서(.pdf)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어 "현재 경기도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은 특정 프로그램에 종속돼 개방형 문서 표준과 어긋나고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모바일 시대에 사용이 불편하다"며 "무엇보다 다른 프로그램과 호환이 되지 않아 기계가 판독하기 어렵고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뿐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공공문서가 한컴오피스에 과도하게 종속돼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7월 디지털 뉴딜 계획 발표 이후로 공공 분야에서도 클라우드 도입이 추진되고 공공데이터 활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면서 'HWP' 문서 형식이 걸림돌이 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HWP' 문서 형식을 개방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10년 전부터 이어졌지만 아래아한글 기본 문서 형식이 'HWP'로 지정돼있다 보니 변화는 쉽지 않았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2010년 5월 "국내 공공기관 문서는 아래아한글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호환성·장기보관성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개방형문서 도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적도 있다. 한컴이 '오피스 2010'부터 'HWPX'를 지원하기 시작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한컴 관계자는 "최근 공공 분야에서 데이터 개방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모든 문서를 개방형 문서화하자는 요구가 있었던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며 "한컴 역시 모든 문서를 개방형 문서로 바꾸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