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 아파트 살아 상식 없어"…고덕아파트 또 '단톡방 조롱'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2021.04.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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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단체 대화방 캡처. /사진=뉴스1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단체 대화방 캡처. /사진=뉴스1


'택배 갈등'이 불거진 서울 강동구 고덕동 5000세대 규모 아파트의 일부 입주민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또 택배기사와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을 조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대화방에서 한 입주민이 "택배가 (집 앞까지) 안 오는 곳에서는 안 시킬 것"이라고 하자 다른 입주민들도 "나도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동네마트 배달 등을 이용할 거다", "쿠팡에서 웬만한 건 다 살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 등 저탑차량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원래대로 개별 배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몇몇 입주민은 택배기사와 택배노조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입주민은 "떼쓰면 다 들어주니 허구한 날 떼쓰는 민노총의 행태를 이번에 고쳐야 한다"며 "불법을 자행하려는 나쁜 버릇을 고쳐주자"고 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전부 다 구축(아파트)에 살아서 상식 없는 사람들이 많다"며 "5000세대니까 최저비용으로 뽕 뽑으려고 저러는 거로밖에 안 보인다"고 비난했다.

다른 입주민들도 "다른 단지는 군말 없이 저상차량 쓰면서 모르는 사람들이나 택배사 쪽은 '너네들이 강남도 아니고 없는 사람들인데 어디서 갑질이냐' 이런 식으로 몰아간다", "택배사가 뿌리는 흑색선전 잘 보고 있다. 재벌 택배사가 대단지 고객에게 최저 비용으로 최대 이익 내려고 생쇼하는 언론플레이 아주 잘 보고 있다"고 비꼬았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단체 대화방 캡처. /사진=뉴스1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단체 대화방 캡처. /사진=뉴스1
앞서 지난 7일에도 이 아파트 입주민 단체 대화방 내용이 유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한 입주민은 "택배 불가 지역으로 지정하면 과연 누가 손해일까"라며 "우리 손해보다는 택배사가 엄청 타격일 듯한데 배부른 멍청이들 같다"고 조롱했다.

또 다른 입주민들도 "택배기사들은 아파트에 배정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 특혜에 특혜를 더 바란다", "우리가 전국적으로 '갑질 아파트' 이미지가 돼 화가 난다", "진짜 기분 나쁘다. (택배기사들이) 누구 때문에 먹고사는 건데" 등 택배기사를 비꼬는 발언을 이어갔다.

반면 택배사와의 합의를 통해 사태 해결을 바라는 입주민들은 "집 앞 배송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며 "택배 기사들과 상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주자회의)는 지난 1일부터 아파트 단지 내 지상 도로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지하주차장을 통해 이동하도록 했다.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 우려가 있단 이유에서다.

입주자회의는 "고덕지구의 다른 공원화 아파트 단지들은 이미 모두 저상차량을 통한 지하 주차장 운행 및 배송이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왜 우리 아파트 단지만을 대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협상을 요구하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저상차량을 도입하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 차량은 지하주차장 진입 제한 높이인 2.3m보다 차체가 높아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택배노조는 "개별 배송을 중단하고 14일부터 택배물품을 입구까지만 전달하겠다"고 맞불을 놔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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