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 출범 앞두고 사명논란…국토정보공사 "사업 방해"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4.1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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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한국국토정보공사 출원 상표, LG그룹 출원 상표./사진=특허청위쪽부터 한국국토정보공사 출원 상표, LG그룹 출원 상표./사진=특허청


LG (78,900원 ▲1,000 +1.28%)그룹에서 계열분리해 새출발하는 LX그룹이 출범 보름을 앞두고 사명다툼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예정대로 LX그룹으로 출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영문이름으로 LX를 쓰는 한국국토정보공사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주)LG가 최근 LG그룹에서 분리된 신설 지주회사 'LX홀딩스'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국토정보공사(옛 대한지적공사)는 지적측량, 공간정보 서비스를 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2012년부터 LX를 영문명으로 사용해왔다. 국토정보공사는 LG에서 계열 분리된 그룹이 LX 사명을 쓰는 것과 관련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해왔다.

김정렬 국토정보공사 사장은 앞서 "해외에서 보면 (국토정보공사가) LX홀딩스 자회사로 인식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새로 시작하는 회사가 구태여 LX라는 이름을 써야 하는지 의문스럽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여론의 향방은 엇갈린다. 뒤늦게 브랜드를 사용하려는 LG의 집착이 과하다는 평가와 사명 혼동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의견이 적지않다. 다만 투기논란이 일었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맞물리면서 준정부기관이 왜 영문명을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형성돼 있다. 사업영역이 명확하게 다른데 공사가 억지를 부린다는 평가다.

원만하게 대화로 풀자는 입장을 내비친 LG 측은 국토정보공사의 강경대응에 난처한 상황이다. 특히 LG의 대화 제안에 대해 양측간 대화 방안을 두고도 견해차가 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LG 측은 대표간 대화를 요구하는 반면 국토정보공사는 실무자간 논의가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LG는 결정권자가 테이블에 나서지 않으면 지지부진한 논의가 된다며 김 사장이 테이블에 나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법률 검토를 마친 LG측은 예정대로 다음달 1일 LX그룹 출범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정보공사도 준정부기관임을 감안하면 계열분리 LG에 LX사명사용을 허락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법정다툼이 불가피하다는게 공통된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굵직한 소송전을 경험한 LG가 법률검토를 끝냈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며 "국토정보공사도 물러설 곳이 없는만큼 여론전 확대와 더불어 법정싸움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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