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vs 티맵 '연간 4조원' 퀵서비스 시장에서 붙는다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4.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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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서 오토바이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서울 시내에서 오토바이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모빌리티 '양대 산맥'인 카카오와 티맵이 연간 4조원 규모의 퀵서비스 시장에서 맞붙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3일부터 '카카오T'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T퀵' 서비스의 기업 회원 모집에 나섰다. 이르면 상반기 출시 예정으로 초기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전개한다.

카카오T퀵 프로모션 페이지에 따르면 서비스는 △거절 없는 간편한 주문 △도착 예정시간 안내 후 약속시간 내 배송 △체계 있는 가격 시스템 △임직원 그룹별 금액 한도 설정 △이용 명세 확인 등이 특징이다.



배송 방식은 오토바이를 주력으로 하는 가운데 음식 배달앱처럼 자전거, 자가용, 도보를 이용한 배송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기업 고객을 상대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티맵모빌리티 역시 퀵서비스 시장에 뛰어든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3월 퀵서비스 라이더 체험단을 모집한 데 이어 이달 1일에는 특허청에 '티맵유어퀵'(T map YourQuick)이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사명을 숨기고 유어퀵이라는 서비스명만 내세워 사전 체험단을 운영했다. 라이더 앱을 통해 실제 배송을 수행하고, 기사들의 의견을 받아 서비스 개선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금으로 '실탄 두둑' 모빌리티 확장일로…"퀵 중개 수수료 매력적"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업계에 따르면 퀵서비스 시장은 현재 3~4조원 규모로 평가된다. 시장 1위 사업자는 '생각대로' 운영사 인성데이타로 점유율 7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티맵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저렴한 수수료 등 공격적인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연결이 가능한 시장에는 다 진출해 '초연결'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중간에서 수수료를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어 수익화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퀵서비스 진출은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 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모든 이동수단을 앱 하나로 연결해주는 것에서 나아가 배송과 같은 신사업까지 이어간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칼라일로부터 2200억원, 이달 초 구글로부터 5000만달러(약 565억원)을 투자받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자동차 정비, 세차, 중고차 판매 서비스, 펫 택시, 전기차 충전 등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올해 흑자 전환 이후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한 티맵모빌리티는 우버로부터 5000만달러(약 591억원)를 투자받은 데 이어 지난 8일 국내외 사모펀드(PEF)로부터 4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네비게이션 티맵을 기반으로 택시호출, 대리운전, 렌터카, 차량공유 등을 선보인다.

한편 퀵서비스 기사들은 양사의 진출에 우려를 드러낸다. 전국퀵서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지금도 퀵 기사들은 밥 벌어먹고 살기가 힘든데 대기업도 들어와서 단가를 더 낮추고 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중개만 해주고 바로 수수료를 받아갈 수 있으니 쉽게 들어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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