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뭐같이 해"…아이 엄마 운전자 쫓아 머리채 잡고 폭행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1.04.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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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사진=보배드림A씨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사진=보배드림


강원 속초시 한 도로에서 차선 변경 시비로 생후 20개월 아이를 태우고 있던 여성 운전자가 남성 운전자에게 맞아 전치 6주 진단을 받은 일이 발생했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운전 중 시비 폭행. JTBC 뉴스에 나왔던 여자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뉴스 방송 이후 너무 힘들었다. 저는 잘못한 게 없는데 내가 왜 잘못한 사람이 돼 있지라는 생각에 며칠을 울었다"며 "고소장 접수했고, 상대도 저를 맞고소한 상태라 다른 분들 의견이 궁금해 글을 쓴다"고 말했다. 사건 정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쯤 속초 시내 교차로에서 차선 변경으로 시비가 붙었다. 당시 2차선에 있던 A씨 차량이 1차선으로 차선을 바꿨고, A씨 앞에 있던 남성 운전자 B씨 차량은 차선을 변경하지 못했다.

그러자 B씨는 속도를 내며 A씨 차량에 따라붙었다. 멈춰 선 A씨 차량을 향해 한참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A씨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사진=보배드림A씨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사진=보배드림
B씨는 차를 세운 뒤 내려 A씨에게 다가왔다. A씨가 "지금 누구한테 빵빵거리는 거냐"고 묻자 B씨는 "(A씨가) 운전 뭐 같이 해서 빵빵거렸다. 아이가 들으니까 일단 차에서 내려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싸움이 발생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제가 잘못한 건 경찰에 신고 못했던 것과 남자를 상대한것, 아이를 차에다 두고 내려서 해결하려 한 것"이라며 "내리지 말았어야 했다. B씨가 배로 밀쳐서 팔로 밀어내며 '당신 뭐냐'고 했더니 손등과 손목 사이로 얼굴을 가격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퍼에 맞는 순간 방광이 풀려 그 자리에서 소변을 봤다"며 "만신창이가 되면서 눈이 뒤집혔다. 차를 옆으로 뺀 뒤 내려서 죽기살기로 덤볐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A씨가 길 옆으로 차를 빼고 B씨에게 달려드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곧 B씨에게 머리채를 잡힌 뒤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손가락 인대가 파열돼 전치 6주 이상 진단을 받고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 행동이 돌변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갑자기 B씨가 태도를 바꿔 '여자분 상대로 이런 건 잘못했다'고 했다"며 "뒷짐지고 몸을 90도로 꺾어 자신을 때리라고 했다"고 황당해했다.

/사진=보배드림/사진=보배드림
그러면서 "다음 날 B씨가 개인적 일로 법원에 다녀오면서 감정조절을 하지 못했다고 (문자로) 사과했다"며 "메시지로 본인이 이렇게 말했는데 이게 보복운전이나 보복폭행이 아니고 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를 본 대다수 누리꾼들은 B씨의 폭행 행위를 비판했지만, 일각에서는 A씨의 운전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제가 도로에서 그렇게 맞을 짓을 한 거냐"며 "운전 18년째 하면서 사고 한 번도 안 났다. 만약 제가 마동석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B씨에게 문자로 입원하고 고소할 거라고 하니 '그러게 누가 덤비랍니까?'하고 답장이 왔다"며 "그러더니 B씨가 병원에 찾아와 한쪽 무릎을 꿇고 죄송하다고 하더라. 얼굴 보기 싫으니 가라고 했고 그 날 이후 연락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A씨는 B씨를 폭행 혐의로, B씨는 일방적 폭행이 아니라며 A씨를 맞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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