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기생충 한줄평 논란 억울"…'명징하게 직조해낸' 해명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2021.04.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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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영화 '기생충' 한줄평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14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는 이동진이 출연해 '기생충' 한줄평을 어렵게 썼다는 반응에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는 '기생충'에 대해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도 처연한 계급 우화"라는 한줄평을 남겼었다.

이동진은 "이게 제 한줄평 역사에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애증이다. 저는 억울하다"며 "제 딴에는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너무 좋으니까 이 영화가 미학적으로나 주제적인 측면에서 축약해서 설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상승과 하강'이라는 말에 대해 설명했다. 이동진은 "위, 아래로 쓰면 되지 않느냐는 반응이 있었는데 위와 상승은 다르다. 상승은 위로 가는 방향과 동선을 의미한다. 하강이라는 뜻도 밑으로 내려간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의 미학적 핵심 중에 하나가 가로축이 아니라 세로축을 보는 거다. 봉 감독은 항상 계급이라는 사회적인 주제를 다뤘는데, 이 계급을 항상 세로축으로 만든다"며 "실제로 주인공이 처음 아르바이트생으로 부잣집을 갈 때 계속 언덕과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가장 참혹한 순간에 비가 오면 가족들이 하강을 계속한다. 계급문제를 다룬 시각적인 톤이다"라고 덧붙였다.



명징과 직조라는 표현을 쓴 이유도 밝혔다. 이동진은 "한줄평을 쓴다는 건 어쨌든 수사학과 문학의 영역이다. 비슷한 의미이지만 명징하다는 말 대신 명확하다는 말을 쓰면 그 말 맛이 안난다"며 "직조하다는 말은 앞에 상승과 하강이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그것에 어울리는 동사가 나와야한다. 직조하다는 직조기로 가로줄과 세로줄로 짜는 거다"라고 말했다.

'신랄하고 처연한'에 대해선 "이 영화가 굉장히 신랄한데, 봉 감독쯤 되는 대한민국 탑 감독이 이렇게까지 눈치보지 않고 신랄하게 계급문제를 말한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보고 나면 굉장히 처연해 진다. 두가지 대조적인 감정을 붙였다"고 풀어냈으며 마지막으로 "계급우화라는 표현은 주제는 계급인데 그것을 우화적인 방식으로 가미했다라는 뜻"이라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설명을 다 듣고난 유재석과 조세호는 박수를 쳤고, 이동진은 "억울하죠? 괜찮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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