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권일용 "연쇄살인범 정남규 집에 내 사진…반가웠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1.04.1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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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권일용/사진제공=KBS프로파일러 권일용/사진제공=KBS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과거 연쇄살인범 정남규의 집에서 자신의 사진이 발견됐던 일을 털어놨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권일용이 출연해, 자신을 프로파일러의 길로 이끌어 준 반장님을 찾아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권일용은 프로파일링한 사건이 모두 기억에 남는다고 밝히며 "3000건 이상의 사건에 투입이 됐다. 그 중에는 해결된 것도 있고 미제로 남아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권일용은 가장 섬뜩했던 사건으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총 25건의 강도, 살인을 저지른 연쇄살인범 정남규 사건을 꼽았다.



권일용은 "그 범인은 정말 잔혹했던 게 뭐냐면 저하고 얘기하면서 살인을 추억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사람을 살해하고 폭력할 때 어떤 느낌이었냐고 물어보면 설명하면서 그때로 돌아가 있고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짓더라"며 "처음으로 등골이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정남규는) 처음에 강도 사건으로 체포됐다. 살인이 아닌 강도 미수로 체포됐으나 범행 수법을 보는 순간 그동안 일어난 연쇄살인범의 특성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후 권일용은 정남규와 면담 중 그의 심리를 자극해 자백을 이끌어냈다.


권일용은 "그때 초등학생 두 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정남규 사건과 전혀 연관성이 없었는데 수법이 똑같았다. '어떻게 저렇게 아이들을 묶어놨지?' 수법이 전혀 이해가 안 갔는데, 정남규가 '자기가 그렇게 묶여서 피해를 당했다'고 무심결에 얘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풀리지 않고 있던 사건의 방식이 그대로 맞았다"며 "정남규의 여죄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권일용은 정남규 집 수색 당시 자신의 사진을 발견했던 일도 털어놨다.

권일용은 "증거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을 하는데, 범인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기 위해 책이나 신문 스크랩을 본다. 그런데 제 사진이 딱 있더라"며 "범인들이 자기를 추적하는 사람들을 보고 기사에 뭐가 나왔는지 다 공부한다. 안 잡히려고"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사진을 보고 두렵지 않았냐'는 MC의 질문에 권일용은 "진심으로 반가웠다. '다시 유사사건이 발생하면 이 사례를 쓸 수 있겠구나'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그걸 가지고 연구 논문을 썼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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