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서울 더비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FC서울 김진야(가운데)와 서울이랜드 이인재(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40여 명의 취재진이 몰릴 정도로 서울 더비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양 팀 사령탑도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서로 승리를 자신했다. 박진섭(44) FC서울 감독은 “최근 3연패 중이다. 이번 경기로 분위기를 바꿨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정용(52) 서울이랜드 감독은 “컨디션 최고로 좋은, 100%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선수들로 준비했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전방에 선 이건희는 측면 크로스를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하며 FC서울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후반에도 빠른 스피드와 절묘한 패스 플레이를 앞세워 FC서울을 괴롭히는 서울이랜드의 플레이는, 1부리그 팀에 도전하는 2부리그 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1부와 2부 간 격차는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FC서울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15분 만에 조영욱이 교체로 아웃되는 불운 속에서도 팽팽한 0의 균형을 이어갔다. 올 시즌 처음으로 백스리 전술을 시험대에 올린 탓에 경기 초반에는 부침을 겪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안정감을 찾는 모습이었다. 전반전 내내 부침을 겪던 FC서울은 후반들어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수차례 서울이랜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은 후반 40분에야 깨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환이 머리로 올려준 공을, 레안드로가 문전에서 살짝 방향을 바꿨다. 결국 이 골은 이날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결승골이 됐다. 결국 두 팀 간 서울 더비 역사의 첫 페이지에는 2부리그팀이자 원정팀인 서울이랜드의 1-0 승리가 기록으로 남게 됐다.
경기 후 정정용 감독은 “이번 경기가 서울더비의 전초전이라고 판단하고, 내년에는 동등한 입장에서 한 번 멋있게 홈&어웨이로 서울 더비를 치르고 싶다. 잠실에서도 서울 더비를 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박진섭 감독은 “서울 더비에서 패배한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아픔이다. 그 부분에 대한 의미가 더 크다”며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이랜드FC의 레안도르(왼쪽 2번째)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서울더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