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부산 확산세…전문가들이 제시한 방역 대책은?

뉴스1 제공 2021.04.14 18:54
글자크기

불과 3주만에…유흥업소 관련 확진자 434명까지 치솟아
강화된 행정조치 필요…성숙한 시민의식·조기 검사 관건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2021.4.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2021.4.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이유진 기자 = 부산에서 일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명대를 웃도는 등 지역 감염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전국적으로 3차 대유행의 조짐이 보이던 당시 부산 평균 확진자 수는 약 20~30명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2배 이상 늘어 지역 방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역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강도를 한단계 높여 전파 위험을 지속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명, 이날 오전 49명 등 5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역시 유흥시설 관련 확진자는 20명(이용자 7명, 접촉자 13명)이 발생해 일일 확진자 수의 상당 비율을 차지했다.



시 보건당국은 유흥시설발 전파를 지난 3월 24일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부터 약 3주만에 총 434명의 유흥시설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유흥시설 확산의 경우 시설 이용자나 종업원 등 전파와 관련된 사람들이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어려움을 가진다. 부산시 보건당국도 유흥시설발 확산 초기 당시 검사 대상자 파악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유흥시설에서 발발한 전파세는 곧이어 음식점, PC방, 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로 이어졌으며 의료기관, 복지시설, 가정까지 n차 감염 형태로 번지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확진된 가족과 접촉해 감염된 학생 수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 주간 발생한 확진자의 12.6%인 43명이 학생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중 대학생은 15명, 고등학생 9명, 중학생 9명, 초등학생 6명, 미취학 아동 4명이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최근 1주간 일일 평균 48.7명이 확진됐는데, 이는 이전 주의 48.1명보다 약간 증가한 수치다. 감염원이 불분명한 사례도 최근 전체 확진 사례의 18.5%인 63건이 나와 이전 주(14.5%)보다 늘어났다.

부산 남구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들이 화이자 백신을 소분 조제하고 있다. 2021.4.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부산 남구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들이 화이자 백신을 소분 조제하고 있다. 2021.4.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산발적인 확산에 방역 전문가들은 작년 겨울 시기의 3차 대유행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나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강화된 행정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 다음으로 큰 대도시가 바로 부산이다. 그만큼 인구 밀도나 이동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예전에는 러시아 선원을 통해 유입되는 집단 발생도 잇따랐다.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확진자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어느 곳도 예외 없이 다방면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환기가 어려운 3밀(밀집, 밀접, 밀폐) 환경에 공기 감염에 취약한 공간인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집합 제한 조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역학조사가 어려운 유흥시설의 감염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방역 수칙 위반 적발 시 영업 정지 등 더욱 강력히 행정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교수는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도록 안내하고 PC방이나 식당에는 반드시 칸막이를 설치해야 한다"며 "카페처럼 취식이 이뤄지는 공간일수록 마스크 착용 여부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일회용 마스크가 아닌 KF마스크 착용을 권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진 만큼 시민 자체의 성숙한 방역 의식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실상 7월 안으로 종식하기에는 힘든 상황까지 왔다. 시민들의 협조가 있어야 확산세를 잡을 수 있다"며 "최대한 동선을 줄여 전파의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누구나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거나 없더라도 불안감이 든다면 곧바로 검사해야 한다.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도 추가 확산 우려를 막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시 보건당국은 이날부터 '코로나19 의심증상자 진단검사 실시에 대한 행정명령'을 별도 해제 시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유증상자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지 않고 외부 생활을 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른 조치다. 선제적으로 유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전파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

이소라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사적 모임과 다중이용시설 방문 등 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는 것이 내 가족과 이웃, 특히 노약자를 보호하는 길임을 기억해달라"고 거리두기 이행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