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증평 분리막공장 설비/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과 동박을 중심으로 협력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1일 ITC(국제무역위원회) 배터리 소송 종결 입장문을 통해 "SK와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송이 일어나기 전부터 SKIET는 LG에너지솔루션에 분리막을 납품해왔다. 그러나 소송이 격화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SKIET 대신 중국 상해은첩과 일본 도레이의 분리막 사용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로 양사의 배터리 관련 모든 소송이 취하된 것도 SKIET에겐 호재다. LG는 분리막 코팅 기술과 관련해 SK가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ITC에 소송을 건 바 있다. ITC는 예비 결정에서 LG측의 특허권 침해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최종 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SKIET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이번 합의로 불확실성이 말끔히 사라지면서 다음달 예정된 SKIET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도 SKIET 분리막 사용을 늘리는 것이 배터리 품질 면에서 좋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SKIET의 분리막을 꼽는다. 코나 전기차 화재로 높은 리콜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 탐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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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의 분리막 기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뛰어난 안전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SKIET는 지난해 티어1(테슬라·폭스바겐·르노닛산·도요타·현대차기아 등 전기차 1위군)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SKC와 SK넥실리스의 동박 사업도 LG와 SK의 화해로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다. 동박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로 사용되는 얇은 구리막이다. 배터리의 경량화와 고용량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SK넥실리스 역시 동박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에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중이다. 2023년 상업가동을 시작하면 동박 생산능력이 현재 3만4000톤의 3배 수준인 10만2000톤이 된다. 미국, 유럽 등을 대상으로 후속 투자를 검토 중이다.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5배 이상 확대해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의로 SK넥실리스도 두 회사 모두를 주요 고객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대 매출처이자 신기술 개발에 있어 전략적 제휴 관계인 LG에너지솔루션과 협업을 지속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공장 납품 물량에 대한 불확실성도 사라졌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와 SK의 소송 합의로 SKC는 동박사업 최대 고객인 LG에너지솔루션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 배터리 사업은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해 그룹 내 관계사의 동박 사용량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