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교수창업기업 ㈜필메디,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개발

머니투데이 권태혁 기자 2021.04.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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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반인이 스스로 진단하고 신속하게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분자진단키트가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 김상효(사진)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필메디는 최근 일반인이 별도의 진단 기기나 장비 없이 진단키트 하나만으로 손쉽게 분자진단을 하고 현장에서 30분 내로 코로나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 PCR키트'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진단키트는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최근 미국, 영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일상을 정상화하면서 효과적으로 방역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신속진단키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속진단키트는 항원검사키트로, 스스로 검체를 채취하고 이를 임신진단키트처럼 현장에서 10~30분 내로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이다.
하지만 이 키트는 정확성이 20~30% 수준에 머물러 충분한 방역효과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를 감안해 국내 방역당국은 '분자진단(PCR)'에 집중했다.
㈜필메디 김상효 대표(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필메디 김상효 대표(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


㈜필메디가 개발하는 '자가진단 PCR키트'는 기존의 신속진단키트와 동일한 크기로, 4가지의 핵심 기술을 갖췄다.



첫째로 지금까지 분자진단은 핵산의 증폭을 유도할 수 있는 정밀한 온도 조절이 관건이었기 때문에 이 역할을 하는 정밀장비의 가격이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반면 ㈜필메디의 '자가진단 PCR키트'는 별도의 장비나 전원 없이 키트에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도록 '핫팩'을 사용, 등온 PCR로 핵산을 증폭해 진단한다.

둘째로 분자진단은 매우 정밀한 검사 진행과정이 요구된다. 그동안 '파이펫'이라는 기구를 이용했지만, 이 기구도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가진단 PCR키트는 외부 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별도의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도 손쉽게 안내에 따라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


셋째로 기존의 PCR검사는 국내에서도 1인당 15~2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자가진단 PCR키트는 약 20달러(한화 약 2만 4000원)의 비용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이 가격은 검사의 대상과 검사수를 대폭 늘릴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인 방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정확도가 우수하다. 기존 항원항체검사 방법의 현장진단키트는 정확도가 20~30% 수준이다. 하지만 ㈜필메디의 자가진단 PCR키트는 90% 이상의 정확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1월 경북대병원에서 진행했던 전임상시험에서 민감도 95.45%, 특이도 95.45%로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

또 ㈜필메디는 일반인이 '자가진단 PCR키트'를 사용하는 점을 고려해 저온이 아닌 상온에서 유통, 보관, 사용할 수 있도록 시약의 동결건조기술을 적용해 상품성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전임상연구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최종 디자인 및 대량생산용 설계까지 마쳤다. 국내·외 인허가 문제와 양산체계 구축만 남았다.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인허가 단계와 절차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필메디는 우선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미국 현지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직접 미국 내 인허가 문제를 마무리한 후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할 계획이다.

㈜필메디 김상효 대표는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여 년의 연구 성과와 기술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필메디를 창업했고 '자가진단 PCR키트'를 개발했다. 이는 민관협력재단인 라이트펀드(Right Fund)의 2020년 TAA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연구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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