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스닥'에 날개단 '코스닥 벤처펀드'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1.04.15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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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스닥'에 날개단 '코스닥 벤처펀드'


코스닥지수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0선을 넘자 코스닥과 벤처 비상장 종목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코스닥벤처 펀드 수익률도 날개를 달았다.

코스닥벤처 펀드는 정부가 3년전 코스닥시장 활성화라는 정책적 명분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상품 출시 당시 기대치를 밑도는 수익률로 실패한 '관제펀드'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 공모, 사모펀드 모두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이 찾는 금융상품으로 떠올랐다.



1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공모형 코스닥벤처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출시 이후 34%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13%)의 2배를 훌쩍넘는 성과다. 1년 수익률이 100%에 가까운 펀드들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 펀드의 1년 수익률은 93.6%다.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 펀드와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 펀드의 1년 수익률은 각각 85.7%, 82.3%를 기록 중이다.



펀드 출시 첫해인 2018년 6500억원에 불과했던 공모형 코스닥벤처 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1조2779억원으로 두배 정도 늘었다. 또 사모형 코스닥벤처 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올해 3월말 2조7000억원에 달한다. 공·사모펀드를 합하면 4조원 규모로 커졌다.

코스닥벤처 펀드는 2018년 정부의 코스닥시장 육성 및 벤처기업 활성화 추진 정책에 따라 나온 펀드다. 전체 투자금의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코스닥과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펀드는 전체 자산의 15%를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해야 하지만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공모주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제 혜택도 있다. 3년 동안 펀드에 가입하면 투자금의 10%(1인당 최대 300만원)를 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코스닥벤처 펀드는 상품 출시 당시 '관제 펀드' 우려 속에 시장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 더구나 상품 출시 이후 코스닥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닥벤처 펀드 수익률도 일제히 마이너스를 보이며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전환점을 맞았다. 코스닥 지수가 상승하면서 코스닥벤처 펀드 수익률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최근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코스닥벤처 펀드에 자금 유입도 가팔라지고 있다.

1년 동안 847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올 초 이후 코스닥벤처 펀드에 48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년 동안 18조4124억원이, 올초이후 697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유망한 비상장 기업들이 많고 코스닥 시장에 노크할 대어급 IPO(기업공개) 기업들로 코스닥벤처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벤처 펀드가 3년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상품의 안정성이 검증됐다"면서 "다만 코스닥지수가 부담인 상황이어서 신규 투자자라면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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