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우등생 SK하이닉스, 성과급·기술유출 논란에 발목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1.04.15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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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장사 ESG 리스크 대해부 ①] 2-(2) SK하이닉스

편집자주 깨진 독에 물을 계속 퍼넣어도 금세 새나가기 마련이다.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잘했던 성과들이 그만큼 퇴색된다. 머니투데이는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반 ESG 평가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와 함께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들과 섹터별 주요 기업의 ESG 성과점수 순위 및 리스크 요인을 반영한 ESG 통합점수 순위를 공개한다.

ESG 우등생 SK하이닉스, 성과급·기술유출 논란에 발목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국내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선언)에 가입하는 등 우수한 E(환경) 성과를 기반으로 높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점수를 받았던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가 성과급, 중국 기술유출 등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14일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반 ESG 평가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ESG 성과점수는 58.60점으로 조사대상 500대 기업 중 SK하이닉스가 속한 '하드웨어 및 반도체' 업종 52개사 평균(41.86)에 비해 크게 높았고 이 섹터 내에서의 순위도 1위였다.



SK하이닉스는 RE100 선언 등 환경정책과 방침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S(사회) 부문에서는 인권·지역사회 이슈, 소비자 이슈, 동등한 기회 및 차별금지 항목에서 높은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성과를 기록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G(지배구조) 부문에서도 SK하이닉스는 이사회·위원회 시스템과 도덕성, 주주권리 등 부문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ESG 리스크를 반영해 재산출한 SK하이닉스의 통합점수는 58.71점이다. 점수가 되레 올라간 듯 보이는 것은 일종의 착시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이 회사가 분석대상으로 삼는 800개사 전체의 평균점수를 50점으로 맞춰 다른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ESG 성과를 비교가능하게 만드는 '정규화'(Normalization)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점수가 올라간 것처럼 보일 뿐이다.



실제 SK하이닉스 ESG 통합점수 기준 업계 내 순위는 6위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이 ESG 리스크 점수가 최대 5점 기준으로 3.7점에 달해 업종 내 삼성전자(4.3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ESG 관련 이슈로는 성과급 논란이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연봉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고 발표했으나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의 성과급이 연봉의 47%로 정해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불만이 불거졌다.

최태원 SK 회장이 본인 급여를 반납해 직원 성과급에 쓰겠다고 진화에 나섰음에도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우수 인력의 유출이 가속화되면 이는 SK하이닉스에 재무적 영향을 주는 사안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임직원들이 반도체 공정 핵심기술을 중국 반도체 업체에 넘겼다는 이유로 기소된 건도 SK하이닉스 리스크 점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협력업체와 관련한 ESG 리스크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이유로 S 리스크가 부각된 것은 물론이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G 리스크까지 불거진 이슈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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