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니오븀 기반 초전도체 나노전기역학 소자 세계 최초 개발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2021.04.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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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네트워크, 초전도 나노소자로 실현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 차진웅 선임연구원(사진 좌)과 서준호 책임연구원이 니오븀 나노전기역학 소자 측정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 차진웅 선임연구원(사진 좌)과 서준호 책임연구원이 니오븀 나노전기역학 소자 측정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양자기술연구소 양자역학계팀은 세계최초로 '니오븀(Niobium) 초전도 나노전기역학 소자'를 개발하고 그 특성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소자는 기존 알루미늄 기반의 소자보다 더 실용적인 온도와 자기장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양자 네트워크를 위한 마이크로파-광파 변환장치, 양자컴퓨터용 소자, 고정밀 스핀감지 기술 등에 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초전도체 기반 양자소자는 기가헤르츠(GHz)의 전자기파인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초전도 큐비트’라는 양자 상태를 제어하거나 측정한다. 알루미늄과 니오븀 모두 극저온에서는 초전도(특정 온도 이하에서 물질의 전기저항이 없어지는 현상) 특성을 나타낸다.

니오븀은 온도 및 자기장과 같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한 전기역학 상호작용을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인 '기판 전극으로부터 소자를 100 nm (나노미터, 10억분의 1 m) 수준으로 띄워 유지하는 기술'이 없었다. 나노스케일에서는 분자 간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나노구조를 만들고 내부의 잔류응력을 제어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KRISS 연구팀은 2년여간의 연구 끝에 니오븀 증착 조건을 최적화해 잔류응력을 제어했고 이를 기반으로 니오븀 나노전기역학 소자를 제작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

이 '니오븀 나노전기역학 소자'는 절대온도 4 K(켈빈, 절대온도 273.15 K은 섭씨 0도와 같다), 외부자기장 0.8 T(테슬라)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알루미늄 소자의 제한된 작동 환경인 절대온도 1 K, 외부자기장 0.01 T를 크게 뛰어넘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개발한 소자를 이용한 마이크로파 제어에도 성공했다. 이 소자는 강한 전기역학적 상호작용을 통해 기존 소자보다 마이크로파 투과율을 1000배 이상 줄일 수 있었다.

이 소자를 이용하면 비가역 마이크로파 소자의 소형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가역 마이크로파 소자는 마이크로파 신호를 한 방향으로만 투과시켜 외부에서 소자로 유입되는 잡음을 차단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의 차진웅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소자를 활용해 다양한 양자정보장치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마이크로파-광신호변환 장치를 개발할 예정" 이라며 "이는 소규모 양자 네트워킹을 넘어 다양한 양자 시스템 간 양자정보를 자유롭게 전송하는 양자 인터넷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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