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노년층은 상대적 보수라는 고정관념도 있다. 세칭 보수 언론사에 입사, 정년퇴직한 저자(이필재 작가)는 이에 맞서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스스로를 진보적 노인이라고 자리매김하는 책을 펴냈다.
‘진보적 노인’(몽스북 펴냄)에서 그는 “‘젊어서 진보 아니면 가슴이 없는 거고 나이 먹고도 보수가 안 되면 머리가 없는 거’라고 하는데, 나이 먹어 머리가 잘 돌아가지도 않지만, 안 돌아가는 머리 굴리느라 '가슴이 하는 소리'를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고 고백한다.
보수 지향 위주인 친구들과의 ‘단톡방’이나 SNS에서 반대 진영 친구들의 짓궂은 농담이나 조롱을 받는 일이 다반사지만 진보라는 지향을 바꿀 생각도 없다.
그의 행보에 대해 소위 보수냐 진보냐 성향보다는 소신발언으로 알려진 이들의 호평도 이어진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다음 세대에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모두 더욱 진보적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고 우석훈 작가(‘88만원 세대’ 저자)는 “100세 시대, 노인이 진보해야 한국 사회가 좋아진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고 촌평했다.
작가는 현재의 소위 진보세력에 대해서도 “역사상 어느 세대보다 정치적으로 과잉 대표되고 있는 86세대 정치인들은 윤리적, 지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있고 자신의 능력으로 사다리 꼭대기에 올라갔다는 오만에 빠져 있다”고 쓴소리를 빼놓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들 기득권은 반대 정파를 적폐로 몰아 한국 사회를 분열시켰다”고 꼬집는 그는 천상 기자다.